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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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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가액비율 대폭 올릴 듯… 다주택·고가1주택 ‘핀셋 증세’ 거론

2026.06.22 00:51

부동산 증세 시나리오 초읽기
21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양도세와 보유세를 대신 계산해 주겠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이재명 대통령에 이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까지 두 세금의 동시 증세를 예고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정부의 부동산 증세 시나리오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경식 기자

이재명 대통령에 이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까지 ‘부동산 과세 정상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정부의 부동산 증세 시나리오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 관계부처에선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자 세 부담 강화가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모두 문재인 정부 때 추진됐다가 정권이 바뀐 후 폐지 또는 축소된 정책들이다. 비거주 1주택자에게 제공되던 양도세 장기보유 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하지만 보유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높이는 정책 방향은 시장 안정 효과보다는 은퇴 세대와 세입자들의 부담만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가장 유력한 보유세 인상 방안은 종부세 과세표준을 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 즉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이 비율은 급격한 시세 변동으로 조세 부담이 단기간에 급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 장치다. 60~100% 범위에서 정부가 시행령 개정만으로 바꿀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80%에서 2021년 95%까지 높였는데, 윤석열 정부가 2022년 60%로 낮춘 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다시 80% 수준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부세 중과세 대상을 기존 3주택자 이상에서 규제지역 2주택자까지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부터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도 3주택자와 동일하게 일반 세율의 2배 수준인 중과세율을 적용했다. 윤석열 정부는 2주택자 중과세를 없애고 다주택자 세율도 낮췄다.

그래픽=박상훈

초고가 1주택자를 겨냥한 증세도 가능성이 높다. 현재 1주택자 종부세는 7개 가격 구간으로 나눠 0.5~2.7% 세율이 적용된다. 이 중 일정 금액 이상 구간에 대해서만 세율을 높이거나 초고가 구간을 신설하는 방식이 예상된다. 다만 중과세 대상을 확대하거나 세율을 높이는 것은 법 개정 사항이다.

청와대 내에선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축소해야 한다’는 기류가 특히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는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손질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2년 거주 의무만 채우고 10년간 보유하면 양도차익의 40%까지 공제된다. 이 비율을 축소하고 거주 기간 공제를 늘리는 방안이 언급된다.


이번 증세 예고에서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보유세뿐 아니라 양도세까지 함께 높이겠다는 대목이다. 보유세를 높여 매도를 유도하려면 양도세는 낮춰 그 매물이 실제로 시장에 나올 수 있게 길을 터줘야 한다는 게 정책의 기본 문법이다. 두 세금을 동시에 올리면 다주택자나 고가 주택 보유자는 세 부담이 늘어도 팔기를 주저하게 된다. 보유세 인상분을 임대료에 얹어 버티는 쪽을 택할 유인이 커지기 때문이다. 보유세를 올린 목적(매물 출회를 통한 시장 안정)과 정반대 결과(매물 잠김에 따른 공급 부족 심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역대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강화 시도가 매물 잠김과 임차비용 상승이라는 부작용만 남긴 채 가격 안정에는 실패했던 전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택 소유자 중 60세 이상 은퇴층은 서울 기준 43%에 달하며, 이들의 자산 77.6%가 부동산에 묶여 있다. 진장익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고정 소득이 없는 고령 임대인들은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임대료를 올려 세금을 메우려 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무주택 실수요자와 임차인들”이라고 말했다.

고가 주택을 보유한 고령층의 주택 처분을 유도할 수 있는 파격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서울 집을 팔고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으로 이사가면 양도세를 면제주는 것처럼,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매물 출회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김용범 실장의 이번 발언이 ‘기존 정책의 한계를 가리기 위한 명분 갈아타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는 그간 증시 부양과 이를 위한 유동성 확대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삼아왔다. 그 유동성이 결국 부동산으로 흘러들어 가격을 더 밀어올릴 거라는 경고가 계속 돼왔다. 한 부동산 관련학과 교수는 “우려됐던 집값·전세값 오름세가 현실화하자 이를 ‘반도체 호황’이라는 외부 변수 탓으로 돌리며 증세 명분으로 삼고 있다”며 “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공시가격을 그대로 과세표준으로 삼아 세금을 매기면 세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나 재산세는 이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공시가격에 일정 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정하는데, 이때 곱하는 비율이 공정시장가액비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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