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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러시아 정유시설 무차별 타격…러 연료대란 조짐

2026.06.21 14:18

지난 18일 폭발로 검은 연기 내뿜는 러시아 모스크바 대형 정유 공장.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로 기울다 싶던 전세(戰勢)가 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범용기술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드론이란 ‘뜻밖의 호재’를 들고 러시아를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가 장거리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정유시설을 무차별 타격하면서 러시아 곳곳에서 연료 부족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는 최근 수개월간 민간 러시아 정유공장을 겨냥한 드론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연료 판매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는 한편 주유소 앞에 긴 차량 행렬이 늘어서는 등 대란이 발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주에는 모스크바와 인근 지역 연료 공급량의 3분의 1 이상을 생산하는 모스크바 정유공장이 반복적으로 드론 공격을 받았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저장탱크 폭발로 거대한 화염이 치솟고 공장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장면이 담겼다.

WSJ은 러시아 정부가 전쟁 이후 원유 정제량 관련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외부 전문가들은 최근 공격으로 러시아 정제 능력의 20% 이상이 가동 중단된 것으로 추산한다고 전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지역은 전선과 가까운 곳으로,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가 대표적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드론은 러시아 점령지 육상 보급로를 따라 이동하는 연료 수송차량을 반복적으로 공격했고, 이에 따라 크림반도에서는 휘발유 부족 현상이 심화했다.

현지 당국은 운전자들이 연료를 구매할 때 QR코드를 제시하도록 하는 등 사실상 배급제를 도입했다.

일부 러시아 매체는 러시아 53개 지역에서 연료 구매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극권과 시베리아 지역까지 포함된 이들 지역에서는 사재기를 막기 위해 차량 연료탱크 한 번 분량 이상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이 적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연료 부족 문제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러시아 정부는 20일 연료시장 대책회의를 개최한 뒤 성명을 내고 안정적인 연료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료 부족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 여성은 텔레그램에 올라온 영상에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연결하는 도로를 이용하던 중 주유를 위해 2시간 30분 동안 기다렸다고 토로했다.

크림반도의 한 운전자도 한 영상에서 “사람들은 지금 휘발유를 구할 수만 있다면 어떤 가격도 지불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 원유 수출 터미널도 공격해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상승한 국제유가의 수혜를 러시아가 누리지 못하도록 시도했다.

다만 러시아 원유 수출량은 큰 변동 없이 유지돼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한 최근 공습과 관련해 19일 엑스(X)에 “우리 도시와 공동체를 공격한 데 대한 정당한 대응”이라며 “러시아 전쟁 수행 능력을 뒷받침하는 시설에 대한 중요한 타격 성과”라고 주장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 정유시설과 교량, 철도 등 사회 기본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제한적으로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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