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나자 더 큰 게 왔다…워시發 강달러에 원·엔화 동반 추락
2026.06.21 16:45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원-달러 평균 환율은 1521.4원을 기록했다. 월평균 기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2월(1626.7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19일엔 주간 종가 기준 1527.0원을 찍었다. 엔-달러 환율도 17일 160.405엔에서 19일 161.320엔으로 상승했다. 19일 장중엔 161엔대 후반까지 올라 지난해 최고점인 161.96엔에 바짝 다가섰다. 이 선을 넘으면 엔화 가치는 1986년 이후 최저 수준(환율은 상승)이 된다.
외환시장의 초점은 호르무즈해협에서 Fed로 옮겨가고 있다. Fed는 지난 17일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지만 시장은 이를 매파적 동결로 받아들였다. 새 점도표에서 Fed 위원 18명 중 9명이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을, 8명은 동결을, 1명은 인하를 전망했다. 중동전쟁 완화가 달러 약세 요인이었다면, Fed의 긴축 신호는 이를 덮어버린 더 큰 변수로 작용했다.
엔저(낮은 엔화 가치)는 이미 위험 수위에 들어섰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00%로, 31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지만 큰 영향은 없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렸지만 추가 인상 속도를 높이거나 환율 안정을 위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겠다는 신호는 충분하지 않았다”며 “금리 인상 속도가 느릴 것으로 보이면서 환율 안정 효과도 제한적이었다”고 진단했다.
원화 사정도 다르지 않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과 국민연금 선물환 매도 재개로 한때 1510원대까지 밀렸지만, 워시 의장이 주재한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등장한 강달러에 다시 1530원대까지 올라섰다. 외국인 주식 매도, 개인·기관의 해외투자 확대,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지연까지 겹쳐 수급 불안정은 여전하다.
실질 구매력 기준으로도 원화와 엔화는 저점이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지난해 12월 말 86.49에서 올해 5월 84.75로 2.0% 하락했다. 엔화는 같은 기간 68.46에서 65.93으로 3.7% 떨어졌다.
문제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일본은 지난해 4월 말과 5월 초 엔화 방어를 위해 총 11조7000억엔(약 110조원)을 투입했다. 최근에도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투기적 움직임을 포함한 과도한 환율 변동에는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한국도 구두개입, 국민연금 선물환 매도, 외국환은행 공동검사 등을 동원했지만 환율은 여전히 1500원대에 머물고 있다.
결국 한·일 외환당국 모두 강달러 앞에서 방어전을 벌이게 됐다. 일본은 엔·달러 환율이 162엔선을 넘을 경우 실탄 개입 압박이 커질 수 있다. 한국도 원화 약세가 물가와 금융시장 불안을 자극할 경우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같은 고강도 대응론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엔화 개입 여부와 Fed의 금리 인상 기대 변화가 관건”이라며 “미국 고용·물가 지표에 따라 Fed의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질 경우 강달러 압력이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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