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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30대 여성의 표심, 달라졌나?

2026.06.21 20:05

|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되고 있지만,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결과는 일단락 지어졌다. 선거 전 압승까지 기대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서울과 부산 북갑, 경기도 일부 기초단체 등 격전지에서 패배해 “이기고도 진 선거”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60%를 넘던 대통령 지지도가 떨어지고 민주당 지지세가 ‘윤어게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민의힘과 차이가 없다는 여론조사들이 뒤를 이었다.

민주당에 가장 뼈아픈 결과 중 하나가 서울시장 선거 패배일 것이다. 선거 직전까지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정원오 후보의 승리를 점쳤지만, 결과는 오세훈 후보의 당선이었다. 그리고 이런 결과를 초래한 요인의 하나로 ‘30대 여성의 투표 성향’이 지목되었다. 30대 여성들이 오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주었다는 출구조사 결과 때문이다. ‘30대 여성의 보수화’라는 헤드라인을 단 보도가 이어졌지만, 경향신문에서는 정책에 대한 심판이라고 해석했다. 며칠 후 서울 등 4개 지역 사전투표 출구조사가 누락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30대 여성들도 정 후보를 더 지지했다는 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러나 수정된 출구조사 역시 정 후보의 승리를 예측했다는 점에서,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30대 여성, 특정 정당 지지층 아냐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낮은 인지도
선거 전략 부재로 지방선거서 패배
민주당의 깊은 성찰이 필요한 때

실제로 30대 여성들이 누구에게 표를 주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번 논란이 민주당에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은 명확하다. 수정된 서울시장 선거 출구조사에서 20대부터 50대까지 여성 유권자 중 30대 여성의 정 후보 지지율이 가장 낮다. 40대와 50대 여성의 60% 이상, 20대 이하 여성의 56.7%가 정 후보에게 투표한 데 비해, 30대 여성은 51.3%에 그친다. 반대로 오 후보에 대해서는 30대 여성만 45.3%의 투표율을 보일 뿐, 20대 이하와 40~50대 여성은 30% 초중반의 투표율을 나타냈다.

그렇다면 30대 여성은 보수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필자의 답변을 미리 드린다면,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서울만이 아닌 전국의 시도지사 투표율을 보면, 30대 여성의 민주당 투표율은 63.5%로 50대 이하 전 연령층 여성의 투표율과 큰 차이가 없다. 국민의힘 지지세도 32.5%에 불과해 다른 연령층 여성과 같은 추세를 보인다. 특히 국민의힘이 강세인 대구와 울산의 경우 30대 여성 투표율은 김부겸 62.9%(추경호 34.5%), 김상욱 60.5%(김두겸 32.1%)로 보수화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왜 서울에서 30대 여성의 정 후보 지지가 상대적으로 낮았을까? 현재 가용한 몇가지 자료를 통해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은 설명이 가능하다. 첫째, 언론의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면, ‘오 후보의 개인기’로, 여성들의 호감도가 높다는 점이다. 그 예로, 2022년 6월 실시된 제8회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오 후보에게 30대 여성의 51.5%가 표를 주었다.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송영길 후보가 받은 46.0%에 비해 5.5%포인트 높은 수치다. 전국 선거지만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30대 여성의 57.3%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두 번째, 정 후보의 선거 전략에 문제가 있었다. 선거 후 청년 여성들이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전국구 네임드 정치인 오세훈에 비해 정원오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얼굴도 처음 보았다”는 고백들이 쏟아져 나왔다. 인기 없는 정당 후보라고 해도 4선 경력을 가진 현직 서울시장에 비해 얼굴도 이름도 생소한 젊은 후보의 도전치고 “현수막은 성의가 없었고” “선거캠프의 전략은 안일했다”. 내 집을 사기도, 전월세를 구하기도 어려운 청년 여성들에게 오 후보의 재개발 정책만큼 정 후보의 정책은 현실적인 설득력을 갖지 못했다.

셋째, 민주당의 성인지 감수성도 돌아봐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오빠’ 논란은 물론 성 문제 관련 네거티브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도 청년 여성들이 마음을 돌리게 만든 요인이다. 평소 성폭력이나 젠더 문제에 소극적인 민주당의 태도가 낳은 결과다. 성인지 감수성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여성의 지지를 기반으로 한 정당에서는 가장 중요한 원칙일 수밖에 없다.

30대 여성들은 더 이상 민주당의 맹목적 지지자가 아니다. 그들은 후보들의 공약집과 현수막, 토론회를 일일이 챙겨보고 판단한다. 20대 여성들이라고 해서 다를까? 소위 집토끼,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게으르고 소극적인 태도를 지닌 정당이 성공할 수 있을까? 민주당의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간이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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