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 전
[시민기자] 살아 숨 쉬는 듯한 조각들…김해김영원미술관 문화 랜드마크로
2026.06.21 19:16
- AI와 로봇 미래 이야기도 다뤄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이 지난 4월 4일 문을 열었다. 연인, 아이들의 손을 잡은 부모 등 시민의 발길이 이어진다. 김해에 또 하나의 품격 있는 문화공간이 생겼다는 기대감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김영원 작가는 진영의 한얼중학교와 한얼고등학교를 졸업한 지역 출신으로,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그림자의 그림자’ 시리즈 등으로 잘 알려진 한국 현대 구상조각의 거장이다. 그는 평생에 걸쳐 제작한 조각 165점과 회화 93점 등 총 258점을 김해시에 무상으로 기증해 미술관 건립의 초석을 놓았다.
미술관 제1전시실에서는 인간의 몸을 통해 삶과 존재를 탐구한 김 작가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사람의 근육과 표정, 손끝의 움직임 하나까지 살아 숨 쉬는 듯한 조각들은 단순한 인체의 재현을 넘어 인간의 시간과 삶, 그리고 보이지 않는 마음마저 담아내고 있었다. 특히 ‘중력 무중력’ 앞에서는 한동안 발걸음을 멈추었다. 현실이라는 무게를 안고 살아가지만, 마음만큼은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려는 인간의 본성을 형상화한 듯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조각은 단순한 물체가 아니다. 조각은 몸과 공간이 만나는 찰나에 발생하는 하나의 ‘사건’이다. 나의 조각은 물질의 외형을 넘어, 그 안에 잠재된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흐름을 드러내고자 한다.” - 작가노트 中 -
제2전시실은 전혀 다른 분위기다. AI와 로봇, 뉴미디어 작품들이 인간과 기술의 미래를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인터랙티브 작품은 관람객과 소통하며 기술이 예술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작품을 보고 난 뒤 가장 크게 남은 생각은 AI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인간만이 던질 수 있는 질문과 상상력은 대신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전시실 복도에는 실감 영상실과 어린이를 위한 독서공간이 있다.
제3전시실은 국립한글박물관과 공동 기획한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를 전시한다. AI 시대의 읽기와 쓰기를 주제로 한 이 전시는 키보드가 익숙한 오늘날, 손으로 한 글자씩 써 내려가던 감각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문자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생각과 감정을 담아내는 인간만의 문화라는 사실을 배운다. 이 공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의 원형이었다. 마주서면 석고 표면의 질감과 섬세한 표정, 조각가의 손길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단순히 동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한 시대의 정신과 예술가의 숨결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은 조각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을 넘어 인간과 기술, 몸과 도시, 예술과 미래를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따라서 시민에게 일상의 쉼표가 되고, 김해를 대표하는 문화 랜드마크로 오래도록 사랑받기를 기대한다.
※시민기자면은 부산시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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