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임대 6.8만채 풀어 집값 잡겠다는데…“임대물량 줄면 전월세 불안 더 심해질 것”
2026.06.21 18:04
稅혜택 줄여 임대업자 처분 유도
임대인 “마른 오징어 짜기” 반발
“인센티브 등 매도 유인책 꺼내야”임광현 국세청장이 매입형 등록임대 아파트에 대한 세제 특례가 매물을 묶어두고 있다며 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제기하자 민간임대사업자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등록임대사업자들에게 주어진 과도한 혜택을 축소해서 매물 출회를 유도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지만 당초 정부 정책에 호응해 임대사업에 나선 만큼 양도소득세 중과 제외 혜택을 줄이는 등의 제도 변화는 정책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줄이더라도 매물 잠김만 심화시키고, 임대 물량이 매매로 전환될 경우 가뜩이나 악화하고 있는 전월세 시장 불안을 키워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해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임 청장은 21일 본인의 X(옛 트위터) 계정에 게재한 ‘매입 등록임대 아파트에 대한 생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동안 서울 지역에서 말소된 개인 등록임대 아파트는 2만 7000여 채, 이 가운데 국세청에 양도세가 신고돼 이미 처분된 것으로 추정되는 2000채를 제외하면 2만 5000여 채는 아직 보유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다주택 양도세 중과도 영구적으로 적용되지 않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더 유리하게 적용받는 파격적 혜택이 있기 때문에 사실 팔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과 올해 1·29 대책으로 공급 계획을 제시했지만 착공은 일러도 2~3년 뒤다. 이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통해 기존 재고 주택을 시장으로 끌어내는 정책을 폈다. 양도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절세 매물이 출회되면서 시장이 잠시 안정세를 보였으나 지난달 9일 이후 매물 잠김이 심화하면서 거래가 줄고 집값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 1665건으로 유예 종료 직전인 5월 9일(6만 8495건)보다 6830건 줄었다.
정부는 세제 혜택 축소나 제도 개편으로 등록임대사업자의 주택 처분을 유도하면 공급을 늘릴 수 있다는 셈법이지만 임대사업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방안이 주택 공급이 아닌 매물 출회에 매몰됐다”며 “마른 오징어를 쥐어짜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주택임대인협회는 최소 임대 의무 기간 준수와 임대료 증액 제한 등 공적 의무를 이행하면서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임대주택을 공급해온 임대사업자들을 투기 세력으로 규정하는 데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성 협회장은 “서울의 경우 2024년 등록임대 아파트의 전세가가 4억 1132만 원으로 시중 일반 아파트 전세가인 6억 3176만 원의 65% 수준”이라며 “과세 특례 철회로 임대주택 매도를 종용하면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하던 임차인들의 주거 안정을 해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등록임대 주택 물량이 매매 시장으로 이동하면 주택 공급을 늘리는 효과가 있지만 그만큼 전월세 물량이 줄어들어 가뜩이나 심화하고 있는 임대차 시장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효과가 있기는 하겠지만 크지 않을 것”이라며 “수요자가 원하는 아파트는 매물로 나오지 않고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 매물이 먼저 출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등록임대 제도를 개편하더라도 출구전략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세제 혜택 축소나 폐지보다 한시적 인센티브로 자발적 매각을 유도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평가다. 고 교수는 “의무 임대 기간을 모두 채운 사업자에게는 양도세 감면, 중과 배제 혜택을 주거나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매도할 경우 추가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유인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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