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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지도전문의 못 구해… 국내 최대 마약중독 입원병동 문닫는다

2026.06.21 18:40

국립부곡병원 8월 병동 중단 위기
전문의 부족·지역 근무 기피 겹쳐
공공 중독치료 인프라 붕괴 우려
작년 투약사범 중 19%만 치료받아
국립부곡병원 별관 전경. 연합뉴스

국내 대표 마약중독 치료보호기관인 국립부곡병원이 전문의 부족으로 입원병동 운영을 중단할 위기에 놓였다. 최근 정부가 마약범죄 증가에 대응해 치료·재활 체계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전문인력 부족으로 공공 중독치료 인프라 붕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1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립부곡병원은 전문의 부족으로 오는 8월부터 마약중독 치료 입원병동 운영을 잠정 중단할 예정이다. 국립부곡병원은 전국 마약중독 치료병상 332개 가운데 가장 많은 90개(27.1%)를 운영하는 주요 권역기관이다.

현행 치료보호제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운영된다. 마약 투약 사범은 검찰의 치료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이나 자발적 신청을 통해 치료보호기관에서 최장 12개월간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전국 마약치료보호 대상자는 1649명으로, 이 가운데 입원 치료는 227명, 외래 치료는 1422명이었다. 국립부곡병원은 지난해 입원 환자 47명을 맡아 치료했다.

국립부곡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지도전문의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3명이었다. 지도전문의는 전공의 수련을 책임지고 교육·감독하는 전문의를 말한다. 그러나 임기제 공무원 신분의 전문의 1명이 지난 1월 임기 만료로 퇴직한 데 이어 또 다른 전문의가 3월 사직하면서 현재는 1명만 남았다. 이에 따라 병원은 전공의 수련병원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돼 전공의 4명을 다른 수련기관으로 이동 배치할 예정이다. 전문의 1명만으로 입원 환자 진료를 감당하기 어렵다 보니 병원 측은 8월부터 입원병동 운영을 잠정 중단하고 진료 규모도 줄인다는 방침이다.

병원 측은 전문의 이탈의 근본 원인으로 중독정신의학 전문의 부족과 지역 근무 기피 현상을 꼽았다. 병원 관계자는 “의료 인력 부족에 더해 지역(경남 창녕)의 정주 여건이 좋지 않다 보니 지원자가 거의 없다”며 “복지부와 함께 충원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환자들은 병원을 믿고 이용하기를 바라는데 의사가 없어 단계적으로 퇴원 및 외래 전환 조치를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사직한 전문의는 더 나은 근무조건의 기관으로 이직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검찰청과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단속된 마약사범 2만3403명 가운데 투약사범은 8798명이었다. 이 중 치료보호기관을 통해 치료받은 인원은 1649명(18.7%)에 그쳤다. 마약 투약자 5명 중 4명 이상이 전문치료 없이 사회로 복귀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마약중독 치료에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약중독 치료 인프라 부족은 이미 수년째 반복돼 온 문제다. 2024년 전국 마약중독 치료보호기관 31곳 가운데 14곳은 치료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 인력과 분리병동 부족, 운영비 지원 한계 등의 문제 때문이다(국민일보 2025년 10월 18일자 1면 참조). 복지부 관계자는 “치료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사법 체계와의 연계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장 의료진이 없어 기존 입원실도 문 닫는 상황에서 정부는 치료보호기관 확대만을 내세우고 있다”며 “오는 8월부터 가시화될 마약중독 치료 인프라 붕괴를 막으려면 시급히 제대로 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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