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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명분 흔들리나…“연어술파티 없었다” 국참재판 1심 결론

2026.06.21 17:20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024년 10월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이 전 부지사는 조사실에서 술을 마셨다는 취지의 증언을 해 위증 혐의로 기소됐다. 뉴스1
법원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제기한 ‘연어 술파티’ 의혹을 허위로 판단했다. 2024년 4월 이 전 부지사가 처음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지 2년 2개월 만에 나온 첫 사법 판단이다. 배심원단과 재판부 모두 이 전 부지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를 토대로 추진돼 온 ‘조작기소’ 특검 논의도 동력이 약해질 전망이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지난 20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재판의 최대 관심사는 ‘연어 술파티 의혹’(위증 혐의)의 실체 여부였다. 이 의혹은 대북송금 수사가 진행되던 2023년 5월 17일 수원지검에서 이 전 부지사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이 함께 술을 마시며 진술 회유를 당하거나 진술을 맞췄다는 의혹이다.

이화영 사건 재판부 판단. 자료 수원지법
이 전 부지사는 2024년 4월 대북송금 재판에서 이 의혹을 처음 증언했고, 같은 해 10월 국회 박상용 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서도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가 위증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단은 “거짓말 탐지기(심리생리검사) 조사 결과 ‘술자리가 있었다’는 이 전 부지사의 진술 신빙성이 높다”는 취지의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 결과보고서 등을 제시했다. 반면 검찰은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검사·교도관, 쌍방울 관계자 등의 진술을 토대로 “술자리가 불가능했다”고 맞섰다.

역대 최장기간인 10일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번 재판에서 배심원 7명 중 4명은 “당시 술자리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 역시 “피고인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신빙성이 없다”며 위증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하고,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해선 공소기각했다.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지난 16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법무부·서울고검 ‘자체 조사’ 결론과 정반대 판단
이번 1심 판결이 주목받는 다른 이유는 법무부와 서울고검의 기존 결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특별점검팀을 꾸려 자체 조사를 진행한 뒤 외부 음식물과 소주가 반입된 정황이 있다며 대검에 감찰을 지시했다. 이후 서울고검 인권침해 TF 조사를 거쳐 대검은 박상용 검사에 대해 정직 2개월 징계를 법무부에 청구했다. 대검은 박 검사의 징계 청구 사유에서 ‘연어 술파티’ 의혹은 제외하면서도, 당시 외부 술 반입 정황은 인정한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증명 기준이 훨씬 엄격한 형사재판에서 반대 결론이 나온 만큼 법무부와 서울고검 판단의 신빙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반된 결론이 있다면 형사재판의 판단을 더 존중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배심원 판단과 재판부 판단이 같은 방향으로 나온 만큼 항소심에서 뒤집힐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한 검찰 간부 역시 “감찰 결과는 행정적 조사 결과인 반면, 이번 판단은 국민참여재판을 거친 형사재판의 결론”이라며 “형사재판의 판단은 이후 행정소송 등에서도 유력하게 참고될 수 있기 때문에, 법무부와 고검 결론은 그야말로 멋쩍은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특검 명분 흔들리나… 민주당 “재판부 편협” 반박
이번 판결은 이재명 대통령이 추진 의지를 밝혀온 ‘조작기소’ 특검 논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조작기소 주장의 핵심 근거였던 연어 술파티 의혹이 법원에서 허위로 판단된 만큼 특검 추진의 정당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0일 “거대 여당과 이재명 대통령의 조작 수사 프레임은 결국 대국민 사기극이었음이 명백해졌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이날 “이재명 민주당 정권 전부가 달려들었던 무고의 굿판이 끝났다”며 “권력으로 자기 재판을 없애려고 들면, 민주주의의 적에 대한 결말은 탄핵과 파국뿐”이라고 했다.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1심 판결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영교 위원장, 이용우 위원. 연합뉴스
반면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한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비록 결과는 유죄이지만 실질은 무죄”라고 주장했다. 특위 위원장인 서영교 의원은 “재판부가 편협하게 재판을 이끌어 (배심원 의견이) 4대3으로 팽팽하게 했다”라며 “술 반입이 없었다는데 재판이 잘못됐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익명을 요청한 고위 검사는 “민주당이 공소취소 특검의 명분을 쌓기 위해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나 국정조사 결과 등을 계속 근거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가장 상징적 근거였던 연어 술파티 의혹이 형사재판에서 허위로 판단된 만큼 향후 특검이나 국정조사를 강행하더라도 국민적 설득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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