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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여자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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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16㎡ 방에 8명이 부대껴…법무부 “교도소 증축·가석방 확대 시급”

2026.06.21 16:52

청주여자교도소 가보니
폭염 속 16㎡ 방에 8명 수용
미지정 수용자는 한 방에 12명
난동·민원에 교도관 부상 잇따라
법무부 “시설 증축·가석방 확대 시급”
독립 교정청 신설·인력 확충도 추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 17일 충북 청주시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제3차 교정시설 현장 진단을 진행하며 발언하고 있다. [법무부]
“다섯 평 남짓한 방에 여덟 명이 눕습니다. 몸을 돌리려면 옆 사람이 먼저 비켜야 합니다. 작업에 나가지 않는 방은 12명씩 생활합니다.”

지난 17일 오전 9시, 충북 청주시 서원구 청주여자교도소. 수용복으로 갈아입고 수용동으로 들어섰다.이 곳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전용 교정시설이다. 1989년 미평동 청주보안감호소 안에 문을 연 뒤 2003년 산남동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정원은 619명이지만 현재 수용자는 742명으로 수용률은 약 120%다.

여성 수용자 치료·재활 프로그램과 마약류 중독 재활 전담 부서를 운영하는 이곳에는 ‘계곡 살인사건’ 이은해,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고유정, 엄인숙, 명재완, 전청조, 정유정 등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린 수용자들이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질환 수용자 약 200명, 마약 관련 수용자 약 170명, 외국인 수용자 약 100명도 이곳에서 관리한다. 정원을 넘긴 수용 인원에 더해 치료·재활, 마약 중독, 정신질환, 외국인 수용자 관리까지 한 시설이 떠안고 있는 구조다.

취재진이 안내받은 공동 수용실은 16.62㎡, 약 5평 규모였다. 벽에는 TV가 걸려 있었고 한쪽에는 화장실이 붙어 있었다. 접힌 이불과 천장 쪽 선풍기 두 대가 방 안을 채웠다. 작업장에 나가는 지정 수용자 5~8명이 함께 지내는 방이라고 했다. 취재진과 교도관이 둘러앉자 발을 뻗을 공간도 줄었다. 바닥에 누워 보니 몸을 돌리기도 쉽지 않았다. 옆에 사람이 누우면 어깨와 팔이 닿을 수밖에 없는 거리였다. 수용자들은 운동, 작업, 면회 시간을 제외하면 이 방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잔다.

이 방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었다. 작업에 나가지 않는 미지정 수용자들은 보통 한 방에서 12명가량 생활한다. 독거실 67개가 있지만 대부분 2명씩 사용하고 있으며 현재 남은 공간은 9개실뿐이라고 했다. 이 방들도 여유 공간은 아니다. 정신질환자나 트랜스젠더 수용자처럼 갑자기 따로 관리해야 할 수용자가 들어올 경우에 대비해 남겨둔 공간이다.

생활실의 하루는 정해진 시간표대로 움직인다. 취침은 오후 9시, 기상 점검은 오전 6시 40분이다. 오후 8시가 되면 복도 조명은 꺼지지만 자살 방지 등을 위해 화장실 조명은 24시간 켜둔다. 낮 시간대에는 생활실 안에 누워 있을 수 없다. TV는 KBS1, EBS, MBC 등 4개 채널이 제공되고 아침과 점심 시간에는 라디오 방송과 교화방송이 전체 송출된다. 좁은 공간에서 함께 지내다 보니 채널 하나를 정하는 일도 다툼으로 이어질 때가 있다.

이날 청주의 낮 최고기온은 34도를 웃돌았지만, 냉방 시설은 벽면 선풍기 두 대가 전부였다. 그마저도 50분 가동 뒤 10분간 멈췄다. 더운 날에는 선풍기 바람이 닿는 자리까지 민감한 문제가 된다. 배선과 온수관이 노출된 공간도 곳곳에 보였다. 방마다 놓인 ‘개운죽’ 세 그루이 눈에 띄었다. 교도소 측은 식물을 비치한 뒤 수용자 간 다툼이 다소 줄었다고 설명했다. 말 한마디, 자리 하나, 선풍기 바람의 방향처럼 사소해 보이는 요소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는 곳이다.

이날 점심은 무청된장국, 돈육고사리볶음, 쌈무, 배추김치였다. 모든 수용자에게 같은 양과 같은 방식으로 식사가 나가야 하는 만큼 작은 차이에도 항의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식판 하나를 전달하는 일에도 교도관들은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좁고 더운 방에서 쌓인 불만은 말다툼으로 번지고, 그때마다 교도관이 가장 먼저 달려 간다.

수용자를 관리하는 절차는 이전보다 세밀해지고 있다. 수용동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은 벨트형 포승 장치를 착용해봤다. 팔과 몸을 한꺼번에 강하게 묶는 방식이 아니라 허리 벨트에 손목을 고정하는 형태여서 움직임은 제한됐지만 밧줄로 조이는 듯한 압박감은 상대적으로 덜했다. 법무부는 신체의 자유를 크게 제한하는 ‘밧줄형 포승’ 사용을 폐지하고, 신체 압박이 덜한 벨트형·조끼형 포승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 수용자는 입소 때 직업과 가정환경, 병력 등을 확인받고 신체검사를 거친다. 긴 머리카락 사이까지 살피며, 목걸이나 집게핀 등 장신구는 따로 보관한다. 날카로운 물건이나 마약 반입을 막기 위해서다. 심리 상태 검사도 진행된다. 정신질환이 있는 수용자는 수용동 배치 전 따로 분류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용자의 인권과 안전을 고려한 절차는 세밀해졌지만 관리해야 할 인원이 늘어난 현장에서는 그만큼 교도관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었다.

그 부담은 현장 교도관에게 가장 먼저 닥친다. 지난달 28일 이 교도소에서는 한 수용자가 벽지를 훼손해 보호장비를 착용시키는 과정에서 교도관의 허벅지를 폭행하는 일이 있었다. 지난 3월에는 조사실로 이동하던 수용자가 휠체어를 발로 차고 들어 올려 교도관의 복부 쪽으로 던지면서 부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호출벨이 울리면 생활 민원인지, 다툼인지, 응급 상황인지 곧바로 판단해야 한다. 문을 열기 전까지는 방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다. 고소·고발, 진정, 정보공개 청구도 현장 인력이 감당해야 할 업무다.

새벽 취사장도 예외가 아니다. 취사 업무를 맡은 수용자가 교도관과 함께 부엌으로 들어가면, 바깥에서는 문이 잠기고 또 다른 교도관 한 명이 대기한다. 칼과 조리도구가 있는 공간에서 언제든 돌발 행동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교도관 처우가 업무의 위험과 책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과 소방에는 위험근무수당이 있지만 폐쇄시설 안에서 수용자의 돌발 행동에 대응하는 교도관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따로 없다. 청주여자교도소에는 직원 243명이 근무하고 있으나 사무직원을 제외한 인력이 교대근무 체계로 운영되다 보니 야간에는 교도관 18명이 전체 수용자 742명을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오후에는 수용자 난동 상황을 가정한 시연이 진행됐다. 접견을 가던 미결수가 복도에서 고함을 지르고 문을 발로 차는 상황이었다. 수용자가 다른 방 문을 잇달아 두드리며 소란을 이어가자 검정 헬멧과 보호장구를 착용한 교도관들이 방패를 들고 진입했다. 교도관들은 수용자를 제압해 진정실로 옮기고, 부상자가 있으면 의료과로 이송하는 일까지 맡는다. 시연을 지켜보던 한 교도관은 눈물을 보였다. 그는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시연 상황을 보니 실제 겪었던 일들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좁은 생활실은 사회복귀 지원에도 영향을 미친다. 교정시설은 수용자를 격리하는 곳인 동시에, 형을 마친 이들이 다시 사회로 돌아갈 준비를 돕는 공간이다. 청주여자교도소에는 한국도자기 제품에 그림을 입히는 작업, 여성 수용복 제작, 정수기 필터 부품 제작 등을 하는 7개 공장이 운영된다.

수용자들은 보통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작업장에 머물며, 월 70만~80만 원가량의 작업장려금을 받는다. 화훼장식, 바리스타, 한식·중식 조리, 제과제빵, 헤어디자인, 애견미용 등 직업훈련 과정도 마련돼 있다. 그러나 한 방에 8~12명이 함께 지내고 교도관 한 명이 수십 명을 맡는 구조에서는 수용자 개개인의 상태를 세밀하게 살피기 어렵다. 치료·재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도 생활 공간과 분리 공간, 운영 인력이 부족하면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전국 교정시설 정원은 5만614명이지만 현원은 6만 3662명으로 정원보다 1만 3048명 많다. 지난해 전국 교정시설 평균 수용률은 125.8%였다. 살인, 강도, 성폭력 등 범죄 위험성과 재범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수형자는 2021년 1만 4492명에서 2025년 1만 7269명으로 늘었다.

마약 수용자는 2016년 3619명에서 2025년 7429명으로 2.1배 증가했고, 정신질환자는 같은 기간 3296명에서 6345명으로 1.9배 늘었다. 교정시설 내 환자도 2만 4224명에서 3만 5559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시설과 인력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마약 전담교도소는 청주여자교도소와 천안개방교도소 2곳뿐이고 교정시설 내 정신과 전문의를 둔 곳은 진주교도소(1명)와 동부구치소(2명)에 그친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2016년 교정시설 내 1인당 수용면적이 지나치게 좁아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렵다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2022년 과밀수용과 관련한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법무부는 이달 25일 교정청 신설과 과밀수용 해소를 위한 전담 조직인 ‘교정미래혁신단’을 출범시키고 교정행정 개편에 나선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교정 업무는 특수하고 전문적·기술적인 성격이 강하다”며 “법무부 내부 조직으로 두기보다 외청으로 독립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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