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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투자 펀드라면서…ETF 거래 4분의 1이 ‘삼전닉스’ 레버리지

2026.06.21 16:24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1.42포인트(0.13%) 내린 9052.42로, 코스닥은 34.34포인트(3.43%) 내린 966.59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반도체 쏠림 현상이 상장지수펀드(ETF)로도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2배로 베팅하는 고위험 상품에 전체 ETF 거래대금의 4분의 1이 몰렸다. 당초 분산 투자를 위해 도입된 ETF의 본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ETF 수익률 1~7위는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싹쓸이했다. 1위는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로, 이달 수익률은 31.22%에 달했다. 수익률 상위권도 반도체 관련 상품이 독식했다. ‘KODEX 200롱코스닥150숏선물’(15위)을 제외하면 1위부터 21위까지 모두 반도체 업종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ETF였다.

거래대금도 반도체로 쏠렸다. 이달 전체 ETF 거래대금 498조원 가운데 반도체 관련 ETF 거래대금은 224조원으로, 절반에 육박했다. 특히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자금이 집중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포함) ETF 거래대금은 129조원으로, 전체 ETF 거래대금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다. 상품이 처음 나온 지난달(5월 27~29일) 전체 ETF 거래대금 122조원 가운데 27조원(약 22%)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비중이 늘었다.

문제는 이 같은 쏠림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다. 주가가 오를 때는 매수세를 증폭시키지만,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매도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5월 들어서는 레버리지 ETF가 전월 대비 14개나 증가한 43개로 늘었다”며 “주가 변동성 확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ETF의 본래 취지와도 배치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ETF는 여러 종목을 한 바구니에 담아 투자하는 분산투자 상품으로 출발했다. 개별 종목 투자보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며 ETF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고, 최근에는 ETF 거래대금이 전체 증시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거래의 상당 부분이 ‘삼전닉스’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되면서 ETF의 분산투자 효과가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해외 증시로 빠져나간 투자자의 국내 ‘유턴’과 환율 안정 목적으로 금융당국이 추진해 지난달 27일 출시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기 위해 의무 이수해야 하는 교육 수료자는 87만 명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는 상장지수‘펀드’인데 단일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 펀드의 본래 취지에 맞는지 의문”이라며 “단기 베팅 수단으로 쓰이면서 시장 변동성만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ETF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괴리율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평균 괴리율을 보면 반도체 관련 ETF는 양의 괴리율이 높고, 코스닥 및 고배당주 ETF는 음의 괴리율이 높다”며 “괴리율은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는 투자자의 선호도와 관련이 있는데 여전히 개인이 반도체 업종을 선호하는 심리를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의 괴리율은 ETF 가격이 순자산가치(NAV)보다 높게 형성된 상태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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