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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들리면 안되는데” 국대 출신도 지적한 손흥민 조기 교체

2026.06.21 08:59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북중미 월드컵 멕시코전에서 아쉬워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손흥민(34·LAFC)을 둘러싼 교체 타이밍 논란이 뜨겁다.

손흥민은 지난 19일(한국시간) 북중미 월드컵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 선발로 나서 후반 12분 교체아웃됐다. 단 57분만 뛰고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는데, 지난 체코와 1차전(후반 24분 교체)과 비교하면 12분이나 더 빠른 시점이다. 늘 풀타임을 갈망하는 손흥민은 아쉬움에 표정이 굳어 버렸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멕시코전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국가대표 출신 다수의 축구인들은 현장 인터뷰와 유튜브를 통해 “손흥민을 너무 일찍 뺀 거 아니냐”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약간 좀 빠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상대 뒷공간을 파는 움직임이 좋은 손흥민이 나가니까 라인 브레이킹을 해줄 선수가 없어 멕시코가 편하게 풀어갔다”고 분석했다.

박주호 해설위원 역시 “이건 좀 빨랐다. 흥민이를 놔두면 상대가 움츠러드는 게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처럼 아무 것도 못하면 모르겠는데, 흥민이는 잘하고 있고 지금까지 쌓아 온 게 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골키퍼 출신 이범영은 “저거(조기 교체)에 맛 들리면 안되는데”라고 거들었다.

손흥민이 북중미 월드컵 멕시코전에서 슛을 때리고 있다. 강정현 기자

현 대표팀 수비수 이태석의 부친 이을용도 “흥민이는 한 방이 있기 때문에 그대로 놔둬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멕시코와 독일을 상대로 후반 추가 시간에 골을 터트린 바 있다. 위기 때 한방으로 흐름을 바꿔주는 게 스타 플레이어의 존재 이유다. 이번 멕시코전에도 비록 오프사이드였지만 침투에 로빙슛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교체 타이밍 뿐만 아니라 손흥민의 기용 방식을 두고도 날 선 지적이 나온다. 손흥민은 지난 10년간 토트넘(잉글랜드)에서 주 포지션인 왼쪽 윙어로 뛰며 월드클래스에 등극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는 2경기 연속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그가 최전방에 고립돼 공만 쫓아다니는 상황이 반복됐다는 주장이다. 멕시코전에서는 슈팅 0개에 볼터치도 20회 남짓에 그쳤다.

기성용(포항 스틸러스)은 “사실 원톱보다는 사이드 쪽으로 나왔다면 공격적인 부분에서 조금 더 위협적이지 않았을까. 일대일 능력이 되니까”라고 했다. 이천수도 “손흥민을 사이드로 세우면 되는데”라고 아쉬워했다. 안정환 중앙일보 해설위원도 “체코전에 손흥민이 약간 불쌍했다. 거의 희생양 스트라이커처럼 뛰었다. 저렇게 밑에 계속 때려 놓으면 어떤 체력이 좋은 스트라이커도 못 견딘다”고 짚었다.

북중미 월드컵 멕시코전에서 머리를 감싸 쥐며 아쉬워하는 손흥민. 강정현 기자

외신의 시선은 엇갈렸다. 영국 가디언은 “손흥민은 33세지만 더 나이가 든 선수처럼 보였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반면 디 애슬레틱은 “왜 하필 손흥민이 이른 교체 대상이 됐는지 의문”라고, ESPN은 “왼쪽 윙으로 빛나는데 왜 최전방에 두는지 물음표”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각에서는 홍명보 감독의 전술적 선택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체코전에서는 홍 감독이 손흥민을 빼고 오현규(베식타시)를 투입한 교체카드가 역전골로 이어지면서 영국 BBC로부터 “감독이 거액 받는 이유”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홍 감독이 구사하는 3-4-2-1 포메이션에서 ‘2’는 활동량이 많은 이재성(마인츠), 플레이메이커 이강인(PSG)이 나서고, 윙어보다는 윙백에 무게를 더 둔다. 상대 뒷공간에 공을 때려 손흥민의 침투를 노리는 게 주 전술 중 하나다.

다가오는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최종 3차전에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를 놓고 논쟁이 이어진다. 전술 변화도 감지된다.

체코전 역전골 주인공 오현규를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 시키고 손흥민을 왼쪽 윙어로 돌리는 시나리오다. 아니면 손흥민을 선발에서 빼고 후반에 특급 조커로 투입할 수도 있다. 지난해 9월 멕시코와 평가전에서 손흥민은 후반에 교체로 들어가 논스톱슛으로 골을 터트린 적이 있다. 홍 감독의 선택은 고집이 될까, 결단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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