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가격인 줄…스마트폰 ‘300만원’ 시대 오나
2026.06.21 05:02
'칩플레이션'에 제조사도 백기…노태문 삼성 사장 “메모리 가격 상승, 가장 큰 우려 요인”
애플도 아이폰 가격 인상 공식화
스마트폰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모바일 칩과 고성능 메모리 등 핵심 부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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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 고객이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
20일 업계에 따르면 IT 팁스터(정보유출자) 란즈크 등은 아시아와 유럽 주요 유통 채널들이 오는 7월 말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의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8’과 ‘갤럭시 Z 플립8’ 시리즈의 인상된 출고가를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공개된 예측치에 따르면 갤럭시 Z 플립8의 시작 가격은 1200달러(약 185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화면을 넓힌 새로운 폼팩터의 와이드형 폴드8은 약 1800달러(약 277만원), 최상위 모델인 폴드8 울트라는 2100달러(약 323만원)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작인 갤럭시 Z 폴드7과 갤럭시 Z 플립7의 국내 출고가는 각각 237만9300원, 148만5000원부터 시작했다. 환율 변동 등을 고려하더라도 차기 제품의 국내 출시 가격 역시 전작보다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이 예측이 현실화되면 폴드8 울트라는 기술력 과시를 위한 한정판 제품이었던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제외하면 역대 삼성 플래그십 폰 중 가장 비싼 제품이 된다.
가격 인상 배경으로 핵심 부품 가격 급등이 꼽힌다. 최근 모바일 AP와 고성능 메모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스마트폰 제조 원가가 빠르게 상승했고, 제조사들도 더 이상 이를 자체적으로 흡수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다.
◆ 가격 방어 한계…삼성·애플 모두 인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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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3월 27일 경기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에서 열린 삼성전자 DX부문 '2026년 상생협력 데이(DAY)'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기자간담회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 사업의 가장 큰 우려 요인"이라며 "제품 가격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탄탄한 공급망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가격 동결 기조를 유지해온 애플도 차세대 아이폰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품값 인상분을 최소화하려 최선을 다했지만 상황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며 차세대 아이폰의 가격 인상을 공식화했다.
쿡 CEO는 현재의 부품 원가 폭등 상황을 두고 “40년 넘게 업계에 있었지만 최근 6개월 동안의 가격 변동은 본 적이 없다”며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홍수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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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AFP연합뉴스 |
삼성전자와 애플이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설 경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전반으로 ‘가격 인상 도미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가격 부담에 소비 위축…교체 주기 길어질 듯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10억800만대로 전년보다 13.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2월 제시했던 감소율(-12.4%)보다 전망이 더 악화된 것으로, 연간 판매량 기준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메모리 공급 위기가 시장 침체의 주요 원인”이라며 “저가형 스마트폰 제조사(OEM)와 신흥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150달러 미만 초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일부 국가에서 사실상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AP와 메모리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등 핵심 부품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제조사들이 더 이상 원가 부담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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