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재봉쇄"…미군 "선박 통행 지속"
2026.06.21 03:26
이란이 20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한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헤즈볼라를 공격한 데 따른 대응이다.
그러나 미군은 해협이 봉쇄되지 않았으며 선박 통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미군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위협을 느낀 선사들은 통행을 꺼릴 수밖에 없게 됐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했지만 후속 협상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볼모로 삼아 협상 주도권을 쥐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봉쇄 선언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해협이 봉쇄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스라엘의 '범죄'와 미국의 휴전 '협정 위반'이 이유였다.
이란은 앞서 미국과 지난 17일 종전 MOU에 서명하면서 호르무즈를 점진적으로 다시 개방하고, 당초 19일 스위스에서 세부 논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자국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교전하자 협상을 연기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19일 미국, 카타르, 이란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지만 교전이 지속되고 있다.
미군 "통행 지속"
이란이 해협 봉쇄를 선언했지만 미군은 이를 부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 팀 호킨스 해군 대령의 말을 인용해 "이란이 해협을 통제하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호킨스 대변인은 "선박 통행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미국 역시 이 상황이 유지되도록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항행의 자유를 지원하기 위해 계속 작전을 수행하는 가운데 20일 호르무즈를 지나는 상선 통행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이날 하루 상선 55척이 해협을 통과했고, 원유도 1700만배럴 이상이 수송됐다.
스위스 후속 협상
이란도 미국과 협상판을 아주 깨지는 않고 있다.
이란 외교부는 스위스로 협상단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이란 매체들은 모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이끄는 협상팀에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 압돌 나세르 헴마티 중앙은행 총재, 하미드 보르드 석유차관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미 스위스로 건너갔다.
협상에서는 MOU를 시행하는 세부 방안을 논의한다.
핵심은 우선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적인 개방이다.
전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수송의 20%를 책임지는 호르무즈를 개방된 상태로 유지해 에너지 위기를 완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란, 핵 협상 주도권 쥐나
이번 전쟁의 발단이 됐던 핵 문제는 21일 스위스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양측 협상의 핵심 중의 핵심이다.
양측 종전 협상을 중재해온 파키스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실무급 회담이 21일 열린다.
여당인 공화당에서조차 지나치게 양보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 핵 협상은 그러나 미국에 불리하게 돌아갈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다시 꺼내 들면서 협상 세력 균형추가 이란에 기울어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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