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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의 '코리아 패싱'…스페이스X '0주' 이유도 안 밝히는 '갑'

2026.06.20 14:44

미래에셋에 스페이스X '0주' 배정
'교집합' 부족한 한미 IPO제도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 재정비 필요"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국내 투자자 대상 공모주 배정이 한 주도 이뤄지지 않은 '0주 사태'을 둘러싼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데일리안 = 강현태 기자]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국내 투자자 대상 공모주 배정이 한 주도 이뤄지지 않은 '0주 사태'를 둘러싼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IPO 최종 배정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배경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의 압도적 재량권이 주목받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IPO 배정 구조는 대표주관사가 갑 중의 갑으로 평가된다.

미래에셋의 경우 스페이스X IPO 인수단에 이름을 올렸음에도 실제 물량 배정 권한은 해외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쥐고 있었다.

당초 국내 투자자에게 일정 물량이 배정될 수 있다는 기대가 상당했지만, 상장 직전 골드만삭스의 결정은 '코리아 패싱'이었다.

골드만삭스는 상장 당일 한국에 대한 230만주 배정을 예고했음에도 상장 당일 0주를 배정한 뒤 이렇다 할 이유조차 설명하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교집합'이 부족한 한미 IPO제도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공모청약을 위해선 스페이스X의 증권신고서 제출 등이 이뤄져야 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넘쳐나는 스페이스X 입장에선 한국 시장에 특별히 공을 들일 이유가 없었다.

결국 국내 규제 여파로 공모청약이 불발됐고, 사모청약 방식으로 투자자 모집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고환율이 맞물리며 청약금액이 예상보다 적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본시장이 철저한 자본의 힘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미래에셋 측은 공모 청약 불발에 대응하기 위해 '차선책'을 고민하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 현지에서 국민연금, 한국투자공사(KIC)와 함께 기관투자자 자격으로 할당받은 스페이스X 270만주를 한국 청약자에게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해당 물량은 또 다른 주관사인 모건스탠리 배정 물량이었다.

하지만 차선책은 검토 과정에서 법률적 문제가 제기되며 실행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에 청약금을 전액 환불한 미래에셋 측은 기간 경과 이자 지급 등을 검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각자대표인 김미섭·허선호 부회장은 지난 15일 스페이스X 청약 참여 고객들에게 사과 및 금전적 보상 검토 등을 골자로 하는 문자 메시지를 발신한 바 있다.

스페이스X IPO는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시티그룹 등이 대표주관사이고 한국의 미래에셋과 일본의 미즈호 등은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스페이스X는 증권신고서(S-1)상에 한국 투자자에 대한 주식 공급 방식을 사모형태로(Private Placement) 한정해 명시했다. 6월12일 최종 증권신고서에는 미래에셋에 대한 인수의무물량 231만4815주를 명시했고 상단 대표주관사에 골드만삭스 표기돼 있다. ⓒ미래에셋증권
일각에선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상당 규모 물량이 예상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투자자들에게 사실상 배정이 확정된 것처럼 받아들여졌는지가 쟁점이다.

업계에선 '전망'과 '확약'을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수단 참여 및 사전 협의 상황을 근거로 배정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최종 물량을 보장하는 것은 성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해상충 논란도 엄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이 기관투자자로 참여했을 만큼, 스페이스X의 성장성은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존 투자자라는 이유로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이해상충 논란과 결부시키는 것은 과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번 사태가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 걸림돌을 확인하고 해소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국내 금융사들이 글로벌 초대형 IPO 인수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단순한 판매 기회 이상의 효과를 가져온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IPO를 통해 골드만삭스, JP모건, 미즈호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오픈AI(OpenAI), 앤트로픽(Anthropic) 등 글로벌 기술기업들의 IPO가 예상된다"며 "투자자 보호와 시장 경쟁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달성할 수 있는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의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엔화 약세 국면에서도 스페이스X IPO 공모 참여를 허용했던 사례 등을 참고해 국내 자본시장의 글로벌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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