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념스님, 총무원장 선거 출마 가능성 시사…"AI 시대 불교, 문명 플랫폼 돼야"
2026.06.20 11:13
AI 활용·선명상 비판하며 종단 운영 비전 제시
오대산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의 저서 '퇴우 정념, 시대를 깨우다' 출판기념회가 19일 서울 앰배서더 풀만 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정념스님이 9월 총무원장 선거 출마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정관계 주요 인사를 비롯해 전국 24개 교구 중 12개 교구 본사 주지가 참석한 이날 행사에 대해 정념스님은 "주지 소임도 이제는 내려놔야 될 때가 왔다는 관점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며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바라보는 면들이 있지만, 격려 차원에서 오셨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날 출마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AI 시대 종교의 역할에 대한 구상을 실천하려면 "더 큰 자리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 자리가 주어지면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답해, 사실상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으로의 종단 운영 방향에 대해 정념스님은 "불교가 지니고 있는 사상을 통한 거대 담론이 필요하다. 재난의 시대에 그래도 불교가 화엄적 철학 속에서 새로운 문명을 잉태해 내는 정치·경제·사회·문화·종교의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 불교가 시대적 역할을 다하고, 불교의 생명력을 더 높게 진작하고, 부처님의 높은 정신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계종 총무원이 역점 추진 중인 '선명상' 보급에 대해서도 조계종 본래의 종풍과는 맞지 않는다는 견해를 분명히 했다. 정념스님은 "선이라는 것은 본래 조계종의 돈오 사상을 명료히 한 것"이라며 "대중성을 담보하고 젊은 층에 어필하기 위한 일정 부분의 노력은 평가할 수 있지만, 그것이 과도하면 본질이 희석되고 본말이 전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편이 본질을 덮어버리면 보편적 문화에 휩쓸려 종단의 발전을 도리어 저해할 수 있다"고도 했다.
총무원장 선거 방식과 관련해서는 "선거라는 것은 조계종의 행정 책임자를 선출하는 일"이라며 "정말 종도들이 헌신해서 컨센서스를 이룰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중이 바라는 종단의 모습이 부정적으로 비칠 때는 대중의 욕구가 강하게 분출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며 "지도부가 원만하게 선거를 치를 수 있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AI 시대 종교 간 연대 가능성도 거론됐다. 이성훈 외교부 인권대사는 이날 질의에서 레오 14세 교황이 최근 AI 윤리 관련 회칙을 발표한 사실을 언급하며,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를 계기로 교황 방한 시 종교 간 대화 가능성을 물었다. 정념스님은 이에 대해 교황의 메시지에 버금가는 불교계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하고, 인간성 상실과 윤리성 저하 문제에 종교가 함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김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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