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시간 전
“한국 사람들, 주식 수익 들고 백화점 간다며?”…외신이 바라본 AI 투자 열풍
2026.06.20 16:42
AI 반도체가 증시를 끌어올리자 한국과 대만, 일본에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주식 열풍’이 불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부모는 자녀 명의 계좌를 만들고, 청년들은 월급 대부분을 투자하며, 학교와 직장에서도 주식 이야기가 일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들, 금반지 대신 주식 사줘”…모두가 ‘투자 홀릭’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I 산업 성장의 최대 수혜국으로 꼽히는 한국과 대만, 일본에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24세 소프트웨어 개발자 나세빈 씨는 올해 들어 평생 모은 자산 대부분인 7200만원을 주식시장에 투입했다. 그는 WSJ에 “주식을 해본 적 없는 친구들까지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며 “모두가 주식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 열기는 가정으로도 번지고 있다. 나씨는 최근 부모님의 결혼 30주년을 맞아 금반지를 선물하려 했지만, 어머니는 “그 돈으로 주식을 사달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교사 최성호 씨는 반도체 ETF 투자 등을 통해 1년 만에 투자 자산이 5배 가까이 늘었다. 그는 “학생들조차 부모님이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 시장에도 투자 수익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 주요 백화점 명품관에는 투자 수익을 거둔 고객들이 몰리고 있으며 일부 인기 주얼리 제품은 온라인 구매만 가능할 정도로 수요가 급증했다.
서울의 한 BMW 딜러는 WSJ에 “주식으로 수익을 냈다고 말하는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부모님들은 소중한 ‘내 아이 계좌’에 뭘 담나
미성년자 투자자들의 선택도 AI 수혜주에 집중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성년자들이 가장 많이 거래한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이어 TIGER 미국S&P500 ETF, 삼성전자우, SK하이닉스, KODEX 200 ETF 등이 뒤를 이었다.
부모들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대형 우량주와 ETF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안정성과 분산 투자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투자 인구 저변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토스증권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새로 개설된 미성년자 전용 계좌는 18만480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8738개)보다 863% 급증한 수치다.
신한투자증권의 1분기 미성년자 계좌 개설 건수도 전년 대비 272% 늘었고, 대신증권 역시 0~9세 계좌 개설이 연초 대비 119.2%, 10대 계좌는 101.1% 증가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자녀에게 10년간 최대 2000만원까지 증여세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는 점과 증시 강세가 맞물리면서 부모들이 일찌감치 자녀 자산 형성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은 TSMC, 일본은 ‘제2의 키옥시아’ 찾자
대만에서는 AI 반도체 핵심 기업인 TSMC가 투자 열풍의 중심에 서 있다. TSMC는 대만 대표 주가지수에서 40% 이상 비중을 차지하며 최근 1년간 주가가 두 배 넘게 상승했다.
대만 증시 규모는 프랑스와 영국, 인도 증시를 넘어설 정도로 커졌다. 타이베이에서는 택시기사들이 운전 중에도 주식을 거래하고, 소개팅 시장에서는 TSMC 재직 여부가 화제가 될 정도라고 WSJ는 전했다.
37세 보험설계사 예룬하오는 매달 월급의 절반 이상을 AI·반도체 관련 종목에 투자해 자산이 4배 이상 증가했고, 최근 약 6억7000만원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닛케이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7만선을 돌파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제2의 키옥시아’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도체 기업 Kioxia는 상장 후 2년도 되지 않아 주가가 약 50배 급등하며 최근 Toyota Motor Corporation과 SoftBank Group을 제치고 도쿄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다만 모든 사람이 열풍에 올라탄 것은 아니다. 일본 구마모토에서 반도체공학을 공부하는 21세 학생 나 료키 씨는 “주변 친구들은 많이 투자하고 있지만 나는 먼저 안정적인 직장을 구한 뒤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AI 산업 성장 기대감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동시에 개인투자자들의 과도한 낙관론과 쏠림 현상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AI가 만든 자산 증식 기회가 새로운 투자 문화를 만들고 있지만, 변동성 역시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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