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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정책실장 “반도체 국부→부동산 불로소득 고비, 보유세·양도세 조정 필요”

2026.06.20 12:24

명목 10% 후반 경제의 환희, 낯섦, 그리고 두려움
낯선 호황의 근원은 반도체와 AI 섹터가 만든 숫자
고비는 연말, 내년 초 유동성 부동산 흡수 배제못해
보유세·양도세 합리적 조정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
빚 내는 사람 아닌 현금 가진 사람들 움직일 가능성
김용범 정책실장이 12일(현지시간) 로마에 마련된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지 테이블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돈은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경향을 반복해 왔다. 이번에도 예외일 것이라고 쉽게 장담하기는 어렵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명목 10% 후반 경제의 환희, 낯섦, 그리고 두려움’ 게시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은 “올해 한국 경제의 명목 GDP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채무비율은 다시 50% 아래로 내려갈 전망이고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도 당초 예상했던 2028년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달성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실장은 “이 숫자들이 낯설다. 더 낯선 것은 이 호황의 근원”이라며 “주로 반도체와 AI 관련 섹터가 만들어낸 숫자로 지금의 명목 성장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과 기업 수익성 개선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짚었다.

이어 “거시지표는 뜨겁지만 자영업자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차갑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폭증하는데 동네 상가는 공실을 걱정한다.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향하는데 폐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고 지적했다.

향후 다가올 리스크 요인도 경고했다. 김 실장은 “올 1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는 3.8% 늘었는데 실질 GDI(국내총소득)는 13.2% 늘었다. 두 숫자의 격차는 9.4%포인트로 지난 25년간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크기”라고 말했다. 이는 “만든 만큼 살 수 있는 게 정상인데 반도체 가격이 너무 올라서, 우리가 파는 것의 가격이 우리가 사는 것의 가격보다 훨씬 비싸졌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가계와 기업의 손에 들어올 돈이 통계가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하반기가 되면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질 가능성이 커 상반기 실적이 확정되고 성과급 규모가 가시화되면 명품 소비가 살아나고 선호지역의 부동산 매수 심리도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특히 “진짜 고비는 연말과 내년 초로 유동성이 결국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해서도 우리는 집단적인 학습을 해왔다”며 “과거를 돌아보면, 이런 돈은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경향을 반복해 왔다. 이번에도 예외일 것이라고 쉽게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면서도 “이번에는 빚을 내는 사람들이 아니라 현금을 가진 사람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세금을 내고도 남는 장사라는 확신이 생기면 어지간한 규제로는 역부족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실장은 “관건은 이 돈을 어디로 흘려보낼 것인가라는 정치경제의 문제”라며 “반도체가 벌어온 국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흡수되고 성장의 과실이 소수에게만 집중된다면 이번 호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재정 여력과 기업 이익을 청년과 취약계층, 미래 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이번 호황은 한국 경제가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했던 저성장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여 년 만에 찾아온 이 기록적인 번영 앞에서, 우리는 오랫동안 마주하지 않았던 종류의 선택을 다시 요구받고 있다”며 “역대급 호황은 그에 걸맞은 상상력과 상상력을 현실로 옮길 수 있는 실행력도 함께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20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경기 화성시 동탄구에서는 지난 5월에만 1279건의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실거래 등록이 계약 이후 최대 30일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503건)와 비교하면 두 배가 훌쩍 넘는 숫자다. 또 서울 전 지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규제지역으로 지정돼 ‘풍선효과’로 동탄에 매수가 몰렸던 10월(1043건)과 비교해도 200여건이 더 많다. 동탄에서는 올해에만 누적 4940채의 집이 팔려 나갔다. 이처럼 폭발적인 상승세에는 우선 동탄역 역세권 아파트를 사들이는 ‘삼전닉스’ 등 반도체 산업 종사자들이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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