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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서 폭행당한 청년 '뇌사' 판정…7명에 장기기증 뒤 떠나

2026.06.20 15:26

父 여의고 일찍 생업 전선 뛰어들어
가해자 최모 씨 상해치사 혐의로 6년 형
술집에서 사소한 시비로 폭행을 당해 뇌사에 빠진 피해자가 장기기증을 통해 7명에게 새 삶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광주지법 전경. 아시아경제DB.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2부(부장 장우석)는 전날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된 최모 씨(28)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최 씨는 지난 1월 18일 광주의 한 술집에서 신체 간 부딪힘 등으로 시비가 붙은 옆자리 손님 오모 씨(30)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 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와 유족에게 정말 죄송하다"면서도 "춤을 추는 공간에서 피해자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며 우발적인 다툼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판단은 달랐다. 검찰은 최 씨가 오 씨를 CCTV가 없는 공간으로 불러낸 뒤 맨손 격투를 뜻하는 은어인 "야차룰을 뜨자"고 말하며 싸움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말을 녹음하려 했다고 봤다.

당시 최 씨는 오 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10여차례 무차별 폭행하고 저항 불능 상태로 바닥에 쓰러진 오 씨를 발로 찬 것으로 조사됐다. 뇌출혈로 쓰러진 오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받았다. 잠시 의식을 회복했던 그는 어머니에게 어눌한 말로 "너무 반하다", "사랑해"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오 씨는 사건 20여일 만에 뇌사 판정을 받았다. 오 씨의 가족은 평소 장기기증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온 오 씨의 뜻에 따라 지난 2월 6일 심장, 폐, 간, 양쪽 신장, 안구 등을 7명에게 기증했다.

오 씨는 아버지를 여의고 홀로 남은 어머니와 동생들을 챙겨온 것으로 전해졌다. 오 씨의 어머니는 그가 일찍이 생업 전선에 뛰어들어 2024년에 한 제조기업 정규직으로 입사한 후 "이제 돈 버는 일만 남았으니 걱정 마라. 나중에 꼭 집도 사주겠다"고 말하던 아들이었다고 전했다.

오 씨의 어머니는 재판 과정에서 "최 씨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지 않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젊은 나이에 남은 인생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 속에서 숨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며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20일에도 경기 구리시 한 식당에서 오전 1시께 소음 문제로 싸움이 생겨 김창민 감독이 폭행으로 뇌사 상태에 빠지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이 씨 등 가해자들은 김 감독을 골목으로 끌고 가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렸다.

김 감독은 폭행당한 뒤 정신을 잃고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깨어나지 못하고 17일 만에 뇌사 판정을 받았다. 김 감독은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숨졌다.

이 사건은 당초 '상해치사' 혐의로 송치됐으나 검찰은 보완 수사하면서 폭행 당시 이들이 김 감독의 사망을 예견했다고 판단해 '살인죄'를 적용했다. 현재 김 감독을 폭행한 이모(32)·임모(32) 씨는 살인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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