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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본색 드러낸 신현송…주식·부동산 상승세 꺾일까

2026.06.20 14:00

[유길연 기자 gilyeonyoo@sisajournal-e.com]

증시, 美 연준 금리 향방이 변수…AI 랠리 지속 여부 주목
부동산, 대출금리 부담 직격탄…주담대 5% 돌파 땐 조정 가능성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눈앞으로 다가오자 주식 투자자와 주택 구매자들은 시장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주식시장은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지 않으면 한은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부동산은 이미 크게 오른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추가로 상승하면 조정이 올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제기된다. 다만 주식시장의 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갈 경우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4월21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도체, 美 금리 인상 없으면 우상향 전망

신 총재는 최근 2주 사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세 번 연속으로 했다. 시작은 5월28일 열린 신 총재의 첫 통화정책방향회의였다.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6월1일 한은 국제컨퍼런스에선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통화정책 조정에서 장애물이 적은 만큼 통화정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운용할 여지가 커졌다"고 발언했다. 6월12일 한은 창립기념일 행사에서도 그는 "성장, 물가, 금융 안정 상황은 통화정책 측면에서 비교적 명확하게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금리 인상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보인 것이다.

시장에선 한은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기준금리를 두 차례 올릴 것이란 예상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선 원-달러 환율이 계속 상승하면 7월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올해 시작된 시중금리 오름세는 하반기엔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주식시장의 경우 국내 기준금리에 당분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은이 예상 밖으로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한 국내 증시는 미국 기준금리에 따라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국내 증시 호황을 이끌고 있는 것은 인공지능(AI) 산업 관련 기업인데, 이들은 미국 금리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전력기기 등 국내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들은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가 데이터센터를 대규모로 구축한 덕분에 실적이 크게 늘고 있다. 그런데 빅테크는 기업 자체 자금뿐만 아니라 채권 발행을 통해 데이터센터 투자 자금을 조달하는 상황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되지 않는 이상 빅테크 기업의 투자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고, 국내 AI 인프라 기업도 호황을 유지할 수 있다.

더불어 미국 금융시장 내 자금도 크게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 물론 국내 시중금리가 올라가면 증권사 신용융자나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올라가 차입을 일으킨 국내 투자자들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AI 산업 호황이 유지되면 주가 상승의 기대가 신용대출 부담보다 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6월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태도로 변한 것은 증시에 일단 부담이다. 기준금리는 3.0~3.5%로 동결했지만, 연준 위원들의 예상치인 '점도표'에선 올해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사실상 철회한 것이다. 이번  점도표상 올해 말 기준금리 예측치 중간값은 3.8%로 올해 3월 직전 점도표의 3.4%에 비해 상향됐다.

다만 증권가에선 실제로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지에 대해선 유보적인 목소리가 많다. 이번 FOMC 결과에도 기존 전망을 수정한 증권사는 한두 곳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으로 향후 물가가 다시 내려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앞서 연내 기준금리 두 차례 인하를 예상했던 메리츠증권도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월드컵 특수'가 끝나면 하반기에 미국 소비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024년 이후 6월 FOMC까지 매파적이었던 연준이 3분기를 거치면서 인하를 단행하는 전환점이 올해도 마련될 것인지 주목된다"면서 "현재 실질임금 마이너스와 고물가 부담이 확산되면, 하반기 소비 탄력이 둔화될 위험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주식 자금 부동산 이동은 변수

반면 부동산 시장은 주식시장과 달리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기준금리 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라가면 국내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더구나 부동산 시장은 증시와 달리 대출 비중이 크다.

현재 서울 아파트의 평균 담보인정비율(LTV)은 30~40%인 것으로 파악된다. 1억원짜리 아파트의 대출 규모가 3000만~4000만원이란 이야기다. 반면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 잔고 비율은 1%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고공행진을 하면 부동산 시장에 조정이 올 수 있는 것이다.

주담대 금리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는데도 크게 상승한 상황이다. 6월10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5년) 금리는 연 4.51~7.50%로 집계됐다. 이미 상단이 7% 선을 넘어섰다. 변동금리 상품도 주요 은행의 금리는 3.83~6.39% 수준을 기록했다. 게다가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의 5월 수치가 전월 대비 0.01%포인트 상승한 탓에 추가로 대출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부동산 시장에 큰 폭의 조정이 나타난 가장 최근 사례는 2022년 하반기다. 당시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사태가 정리되면서 '제로 금리'였던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렸다. 그해 7월, 10월 연이어 빅스텝을 단행한 것이다. 이에 같은 해 10월말 주담대 변동형·고정형 금리의 하단은 5%를 넘어섰다.

그 여파로 2022년 전국 아파트 가격은 24년 만에 가장 많이 하락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3.43% 하락했다. 1998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경기와 서울 지역도 각각 -5.47%, -3.19%를 기록했다. 아파트 매매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2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0.2로 2012년 7월 이후 가장 낮았다.

물론 당시만큼 주담대 금리가 오르지 않으면 조정 폭이 크지 않거나 아예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 주담대 고정형 금리 하단이 4% 중반대, 변동형이 3% 후반대인 것을 고려하면 2022년 하반기 대비 약 1%포인트 낮은 상황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해 두 번 올리는 것으로 2022년 수준까지 주담대 금리가 오를지는 의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 주식시장이 호황을 기록하는 것도 변수다. 주식으로 돈을 번 투자자들이 집을 사는 사례가 늘어나면 대출금리 상승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1~4월 주식·채권 매각대금 3조7254억9400만원이 주택 구입을 위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의 부동산 가격과 코스피 지수의 상관관계는 0.8% 정도 된다"면서 "대도시의 집값은 증시 호황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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