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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신 호르무즈 안 간다" 선언한 산유국들…넉 달 만에 열렸지만 '반쪽' 전락

2026.06.20 13:58


▲ 호르무즈 해협

미국이 이란과 휴전을 60일 연장하는 양해각서에 서명사면서 넉 달 동안 막혀 있던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곳을 지나는 원유 물동량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관련 보고서를 보도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종전 이후에도 해협 원유 물동량이 전쟁 전의 7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보고서 제목조차 '전쟁 전 호르무즈 통항량의 70%가 새로운 100%가 될 것'으로 달았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 기준, 전쟁 전 이 해협을 통과한 원유는 하루 평균 약 2천만 배럴이었습니다.

반면 현재 눈으로 확인되는 통항량은 하루 약 130만 배럴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선박 위치를 숨긴 채 몰래 오만만을 지나는 이른바 '암흑 항해' 물량 160만 배럴을 더해도 예전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물동량이 완전히 정상화되려면 하루 1천300만 배럴이 추가로 회복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완전한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전쟁 기간 산유국들이 개척한 우회 수송로가 이미 자리를 잡았기 때문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회사인 아람코는 홍해 쪽 얀부 항구로 이어지는 횡단 파이프라인 가동률을 최고치로 끌어올렸습니다.

아랍에미리트 역시 호르무즈 해협 바깥에 있는 푸자이라 항구의 연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나섰습니다.

이라크도 튀르키예 제이한 항구로 향하는 송유관으로 수출 물량을 대거 돌렸습니다.

이렇게 우회 경로로 빠져나가는 원유만 하루 750만 배럴에 이릅니다.

주요 산유국들의 '호르무즈 탈출'이 단순한 일회성 대응을 넘어 구조적 변화로 굳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실제 아랍에미리트는 이달 초 오만만 연안 항구를 넓히고 새 항만을 짓겠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를 아예 없애겠다는 구상입니다.

타니 알 제유디 아랍에미리트 대외무역부 장관은 "해협 개방 여부와 무관하게 의존도 '제로'를 향해 가고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어 "신규 우회 수송로 확보 계획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자체 우회 파이프라인이 없는 쿠웨이트마저 국영석유공사를 내세워 사우디, 아랍에미리트와 시설 공유 협상에 들어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종전 합의 효과로 다음 달 말까지 원유 수송량이 어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걸프 지역의 원유 생산량도 오는 10월쯤에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다만 변수도 여전합니다.

이란이 전쟁 중 바다에 설치했을지 모를 기뢰 제거 작업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여기에 이란이 지난 4월 선박 통행 허가와 통행료 징수를 강제하는 법안 초안을 승인한 점도 걸림돌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일부 선주들이 여전히 안전 문제를 이유로 해협 진입을 꺼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107일 동안 이어진 전쟁은 단순한 물리적 피해 이상의 상흔을 남겼습니다.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를 책임지던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위상마저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란의 해협 봉쇄에 당해본 산유국들이 수송로를 분산시켰고, 이런 흐름은 종전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전쟁 전의 70%가 새로운 100%'로 자리 잡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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