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희 교수 "이재명 대통령, 언론개혁 적임자… 앞으로 2년이 중요"
2026.06.20 06:45
한국의 언론개혁에 대해선 현 정부가 아직 성공한 단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정 원장은 "통합미디어법에 대한 논의가 명확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언론개혁에)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저항이 있더라도 조율을 통해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전체 내용은 미디어오늘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몽둥이' 발언 논란, 정준희 교수 입장은
정철운=손석희를 제외하고 MBC 100분토론 최장 기간 진행자다. 정관용을 제외하면 KBS 열린토론 최장 기간 진행자이기도 하다. 양대 공영방송의 토론 프로그램을 동시에 진행했던 유일한 진행자인데 최근엔 '몽둥이' 발언으로 화제가 됐다. 정준희=처음에는 약간의 억울함은 있었지만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원본을 제대로 보지 않은 채 또는 봤다고 하더라도 의도적으로 맥락을 잘라낸 채 왜 이렇게까지 (나한테) 달라붙어 있을까가 궁금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중요한 인물도 아닌데(웃음). 이미 좀 진행된 이 분야의 특징이라고 하는 게 더 진화해 버렸구나, 이런 생각까지 든다.
정철운=진화라 한다면 어떤 진화인가.
정준희=언론사의 시사 유튜브라든가 개개인들이 쇼츠를 만들어서 퍼뜨리는 이런 과정에서 생산자, 유포자, 재생산자의 경계가 너무나 흐려져 버렸다. 누구나 원하는 대로 편집해서 올리고 쇼츠 같은 경우 특히 만들기가 정말 쉽지 않나. 악의를 품고 쇼츠로 잘라내서 퍼뜨리면 효과가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한테는 더 없이 좋은 수단이겠구나. 이미 여러 개가 퍼지면 기존의 언론피해 구제 수단으로는 구제가 안 된다.
정준희=그 외에 몇 가지 정치적 여건 같은 것들도 합쳐져 있는 것 같다. 기성 언론이 유튜브가 새로 확산되고 인기를 얻고 대중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태 자체를 불편해하는 건 여러 번 읽힌다. 그들 스스로도 사실은 유튜브나 디지털 콘텐츠를 이용해 그 이상의 것들을 함에도 불구하고 (유튜브를) 자신들에게 제거돼야 할 적처럼 인지하는 심리를 느낄 수 있다. 저 같은 경우 어떤 면에선 기성 언론에 속해 있었고 기성 언론을 어느 정도 옹호하면서 비판도 해야 하는 이중적 입장에 있는 사람이었다. 나름대로 유튜브를 하더라도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조심하던 상태이기도 한데 일부가 '이건 조심하지 않은 게 분명해'라고 본 것 같다. 그렇게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거를 이렇게 콕 집으면 한 사람이 가지고 있던 행복, 지금 하고 있는 것들, 새로운 실천을 하는 것들 등에 상당한 오물을 뿌릴 수 있겠구나라는 내적 판단이 작동했다는 생각이 든다.
특정 계파 나락 보내는 방식의 유튜브 공론장
정철운=요즘 유튜브를 보면 토론은커녕 일반적인 비방, 혐오들이 난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을 지지하는 채널에서도 그렇고 기성 언론에서 만드는 유튜브 채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정준희=혐오, 비방, 조롱이라고 하는 그 문제만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어떤 이슈를 뽑아서 그 이슈를 문제화하는 방식이라고 하는 게 우리의 공적 논의에 도움이 되는 방식이 전혀 아니라는 게 문제다. 그렇게 논의했을 때 얻는 논의의 성과는 딱 두 가지다. 하나는 특정 정파, 정파 중에서도 정파 안에 있는 계파, 그런 것들에 좀 더 정치적 이득을 많이 가져다주고 상대 계파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유튜브식 표현으로 보면 '나락을 보내는' 그런 것에 기여할 뿐이다.
두 번째는 과거 종편이 만들었던 지형 이상으로 정치의 과몰입이 정치적 의식의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현상을 만들어 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우리나라 정치 뉴스에서 이미 나오는 '따옴표 저널리즘'의 극치다. 아침에 앉아서 각 정당에서 일부러 말하는 것들을 따옴표 붙여서 내보내는 게 정치뉴스의 거의 전부인데 이게 더 심각해진 거다.
정준희=저널리즘의 문법 자체가 바뀌고 있는 게 맞기 때문에 기성 저널리즘이 겉으로만 표방하고 실질적으로는 하나도 지키지 않은 형해화된 문법을 해체해서 지금 시대에 맞는 문법으로 재구성하는데 차라리 첨병으로 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유튜브는) 보도보다는 논평이 위주가 되는 경우들이 대부분인데 논평이라고 하는 게 취재와는 전혀 무관한 논평으로 일관하는 게 맞는가, 라는 걸 오히려 먼저 문제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앉아서 말 그대로 노가리를 푸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앉아서 뒷얘기 흘러다니는 걸 가지고 서로 웃으면서 얘기를 하는, 그중에 누구 하나 잡아서 놀릴 게 있으면 조리돌림하는 방식이 논평을 대체해 버리는 것들에 대해, 나름대로 유튜브 저널리즘 안에서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자 하는 쪽이 적극적으로 우리는 이런 기준을 가지고 논평을 한다, 이런 목적을 가지고 논평을 한다는 걸 정하고 자주 공표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정철운=그 기준이라는 걸 윤리 가이드라인이라고 볼 수 있을까.
정준희=그와 유사하다. 예를 들면 정치 문제를 다루는 것에 있어서 이걸 개인의 속성으로 환원해서 희화화한다든가 개인 행위의 문제로 국한하지 않는다고 정할 수 있다. 반드시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맥락 위에서만 얘기한다 등의 것이다. 그런다고 해서 재미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이와 같은 내용적 원칙 같은 것들을 만들어서 출연자들과 함께 공유하고 우리는 이런 기준을 가지고 논평하겠다고 앞에서 밝히고 얘기를 더해가는 방식이다. 그 기준을 계속 드러내는 방식의 논평을 만드는 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
이재명 정부의 언론개혁, 성적표는?
정철운=지난 1년 동안 이재명 정부에서 정보통신망법 개정, 방송법 개정 등이 이뤄졌다. 남은 4년 동안 이재명 정부에서 언론개혁을 위해 어떤 법 개정과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보시는지. 정준희=1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언론개혁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공영방송 이사 선출 방식을 바꾸고 사장 선출 방식을 바꾸는 방송법 개정은 기존의 레거시를 연장하는 방식이다. 이미 하려면 10년 전에 했어야 했는데 여러 이유로 못 했던 거다. 개정의 효과가 올 하반기 나타나게 될 것인데 효과가 좋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 효과가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현재 미디어 환경을 바꾸는 건 역부족일 것이다. 그래서 개정을 너무 늦게 했던 아쉬움을 가지고 좀 더 빨리 선제적으로 미디어 환경을 바꾸는 입법을 해야 한다.
방미통위(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같은 경우 혹은 그 이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게 '통합미디어법'이라고 부르는 것들이다. 통합미디어법과 함께 공영방송 내지 공공미디어법이라고 하는 걸 별도로 둘지 아니면 그 내부에 둘지에 대한 논의를 어느 정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논의가 좀 더 명확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
정준희=이재명 대통령이 그걸 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믿고 있다. 정책 스타일상 그것이 맞다고 생각하면 저항이 있더라도 밀어붙이고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시민의 의지라든가 이런 것들을 고려해 조율이 필요하면 조율하고 지금까지는 이런 모습을 보이려고 상당히 노력해왔다. 언론 문제를 개혁하는 데 있어서 이런 자세가 상당히 중요하다.
시민들이 실제로 구상하고 염원하는 미디어 환경이 무엇이냐. 기존에 저항이 있더라도 무엇부터 뜯어고쳐야 하느냐. 그 과정에서 정책적으로 무리함이 있다면 어느 정도 속도 조절을 해가면서 정책 구상을 해나가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본다. 총선 이전까지 2년이 정부와 국회가 이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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