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약값 너무 싸” 독일에 무역법 301조 조사 착수...한국은
2026.06.20 08:27
독일, 약값 인하 가능성 높아지자 대응
위반 적발시 보복 관세 가능성
美 “한국도 약가 책정 과정 불투명”
1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이날 독일이 혁신 의약품에 대해 지나치게 낮은 대가를 지급하고 있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독일이 혁신 의약품에 대한 지출을 더욱 줄일 법안을 신속히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에 특히 우려하고 있다”며 “이는 무역 상대국들이 연구개발 자금을 위해 정당한 몫을 부담해야 하는 시점에서 심각한 퇴보”라고 말했다.
이는 독일이 최근 발표한 건강보험 개편안과 관련된 경고로 보인다. 독일은 지난 4월 약 200억 유로(약 35조 원) 규모로 예상되는 건강보험 재정 부족분을 줄이기 위한 개편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의약품 지출을 줄이는 내용 등이 담겼다. 다만 제약 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독일 정부는 이 계획을 폐기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독일 정부의 한 관계자는 로이터에 밝혔다.
이번 조사는 미국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다.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거나 부담을 주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정책 및 관행에 관세 부과 등을 통해 대응할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하는 법이다. 앞서 USTR은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국 등 60개 경제권에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 금지를 충분히 시행하지 않았다’며 10% 혹은 12.5%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기도 했다.
독일 의약품 가격 정책에 대한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서도 미국이 독일산 수입품에 관세 등 무역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조사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통상 수개월이 걸린다. USTR은 오는 25일부터 서면 의견을 받고, 공개 청문회를 9월 22일 개최할 계획이다.
한편 USTR은 지난 5월 발표한 ‘2026년도 스페셜 301조 보고서’에서 한국의 약가 책정 과정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매년 미국 교역국들의 지식재산권(IP) 보호 및 집행 현황을 담고 있으며, USTR은 100개 이상 교역국을 검토한 것으로 파악됐다.
USTR은 한국이 실거래가 약가인하 제도(ATP), 사용량-약가연동(PVA) 등의 제도를 통해 의약품의 생애주기 동안 가격을 인하한다고 소개하면서 “미국 업계는 보건복지부의 혁신형 제약기업 지정 등이 인증 기준이 불투명하다고 반복해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가격 책정 및 환급 결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 부족하며, 이해관계자들의 조기 및 의미 있는 의견 수렴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부의 ‘혁신 제약사’ 인증은 국내 고용·생산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약가 우대, 연구·개발(R&D) 지원, 세제 등의 혜택을 지원하는 제도다. 미 업계에서는 이를 또 다른 ‘비관세 장벽’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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