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시간 전
[단독] "아파트 두 채 값 들여 키워"…운동 시켰다고 고소
2026.06.20 07:01
교권 침해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화제인 가운데, 드라마보다 더 심한 일이 실제 교육 현장에서 벌어졌습니다. 운동장에서 운동을 시켰단 이유로 학부모 폭언에 시달리고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 끝내 뱃속의 아이까지 잃었습니다.
정반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6월 경남 김해의 한 중학교.
체육 교사 A 씨는 1학년 1교시 수업을 마무리하며 제자들과 스쾃 운동을 했습니다.
사흘 뒤, 한 학생 할머니의 전화가 왔습니다.
[학생 할머니 : 우리 OO를 학교 운동장에다가 이 폭염 속에 애를 세워 놓고…. 우리 애가 소양인 체질이라 물을 잘 안 마셔요.]
A 씨는 아이를 따로 세워둔 적이 없다고 했지만 항의는 계속됐습니다.
[학생 할머니 : 원어민 영어고 골프고 다 시켜서 돈을 아파트 두 채 값을 넘게 들여 그렇게 키운 애를 갖다가. 선생님이 호락호락하게 아무렇게나 대할 애가 아니에요.]
학부모는 교사가 아들의 귀를 잡아당겼고 스쾃처럼 이른바 '투명 의자' 자세를 시킨 건 가혹 행위란 취지로 A 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A 씨/중학교 체육교사 : 불면증도 너무 심해지고 불안 증세도 엄청 커져서 제가 정신적으로 너무 큰 충격을 받았었고요. 신혼부부이기 때문에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유산까지 하게 되면서 그때 많이 무너졌던 것 같아요.]
수사 결과는 무혐의였습니다.
하지만 학부모의 민원은 이어졌고, A 씨 일기장엔 '계속 무너지고 있다', '다 포기하고 싶다'는 글들이 늘어 갔습니다.
[A 씨/중학교 체육교사 : 극단적인 시도를 하면서 남편이 옆에서 잡아줘서 겨우 참고. 어차피 이렇게 죽으려고까지 했던 그런 마음을 좀 돌려서 이 부분을 공론화 시키고 더 이상 저뿐만 아니라 다른 선생님들도 이런 피해가 없어야 된다….]
A 씨는 이 사건을 교육청 교권보호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교권보호위원회는 학부모가 교육 활동을 침해했다며 특별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결정했지만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학부모 교육은 강제성이 없어 무산됐고, 학부모는 도리어 A 씨를 무고와 모욕,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추가 고소했습니다.
학부모 측은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추가 고소한 사건은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라 답변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끝나지 않는 소송의 굴레 속에서 교사가 견뎌야 하는 악몽은 1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장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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