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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저임금 차등적용 또 무산…자영업자 고통은 안중에 없나

2026.06.20 00:02

18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왼쪽) 경총 전무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자영업자들의 오랜 숙원인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화 방안이 또다시 무산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8일 일부 음식업종에 한해 시범 도입하는 차등 적용안에 대해 반대 14표, 찬성 11표, 무효 1표로 부결시켰다. 사용자 측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호소했으나 근로자 측은 “노동자 차별”이라며 반발했다. 최저임금의 차등 적용은 최저임금법 제4조 1항에 ‘사업 종류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법적 근거가 명확하다. 그런데도 노동계와 일부 공익위원의 반대에 막혀 1989년 이후 37년째 관련 제도가 시행되지 못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국내 최저임금 제도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과도하게 경직돼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최저임금제를 운영하는 26개국 중 무려 21개국이 다양한 방식으로 차등화를 실행 중이다. 미국은 주와 도시마다 최저임금이 다르고 일본은 지역·업종별 격차를 반영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업종·지역·연령을 불문하고 획일적 잣대를 적용하는 구조에 갇혀 있다.

문제는 그 부작용은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는 데 있다. 올해 최저임금(시급 1만 320원) 기준으로 주 5일 근무 시 주휴수당을 포함한 근로자의 월급은 약 215만 원인 반면 지난해 국내 자영업자의 월평균 소득은 191만 원에 불과하다. ‘사장이 직원보다 적게 버는’ 기형적인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는 셈이다.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가족경영으로 전환하거나 키오스크, 서빙 로봇 등 무인화 설비를 도입해 고용을 줄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각 9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의 구조적 한계도 극복해야 한다. 앞으로 최저임금위는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정하는 인상률 심의에 돌입하게 되는데 노동계는 이미 올해보다 16.3% 올린 1만 2000원을 요구했다. 결국 이번에도 예년처럼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다 공익위원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막판에 결론을 내는 파행이 되풀이될 공산이 크다. 최저임금위의 소모적 결정 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안정’이라는 최저임금의 본래 취지를 회복할 수 있다. 더 이상은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이 매출 악화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을 벼랑 끝으로 더 내몰아 고용 감소를 초래하는 악순환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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