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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중성화 필요한 이유…사람과 공존하는 법

2026.06.20 08:01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길고양이 관리받는다
● 서식지 옮기고 먹이 주는 법 있다

길고양이는 길거리에서 주인 없이 살아가는 고양이입니다. 동물보호법 제14조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지자체)를 통해 길고양이는 구조와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지자체가 운영하는 급식소 등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밥먹는 길고양이. 어린이과학동아 제공
전국의 길고양이 수는 70만 마리로 추산됩니다. 길고양이의 수가 많아지자 2000년대 초부터 각 지자체는 길고양이의 중성화를 돕거나 급식소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자체마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방법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그래서 농림축산식품부는 2023년 ‘길고양이 돌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수의사, 고양이 보호 단체, 동물 보호 단체와 함께 내용을 추가해 새로운 돌봄 기준을 발표했습니다.

새롭게 추가된 내용은 길고양이 서식지를 옮겨야 할 때 고려해야 하는 점입니다. 길고양이가 재개발 지역에 살고 있거나 원래 살던 곳에서 살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면 길고양이를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켜야 합니다.
길고양이를 이주시킬 땐 원래 살던 곳과 최대한 가까운 곳부터 이주시킨다. 유튜브 채널 '동물권행동 카라' 영상 캡처
그런데 고양이는 특정 공간을 집처럼 생각하며 살아가는 영역 동물입니다. 원래 살던 곳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옮겨야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습니다. 해당 지역의 지자체 동물보호과 담당자와 길고양이를 옮길 지역과 위치를 협의한 뒤 조금씩 단계적으로 옮겨야 한다는 내용이 돌봄 기준에 담겼습니다.

돌봄 기준에는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방법도 더 자세하게 실렸습니다. 우선 사람들이 잘 지나다니지 않는 곳에 밥자리나 급식소를 설치해야 합니다. 또 먹이를 준 뒤에는 그릇을 바로 치우는 등 주변을 깨끗이 청소해야 합니다.
일회용 그릇이 아닌 그릇에 먹이를 주고 그릇은 다시 들고 가야 한다. 어린이과학동아 제공
돌봄 기준에 대해 고양이 보호 단체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 변규민 팀장은 “정부에서 길고양이 문제를 무게 있게 받아들여 가이드라인을 낸 점이 큰 성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이연숙 과장은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길고양이를 보호하는 것뿐 아니라 길고양이를 돌볼 때 이웃도 배려하는 위생적인 돌봄 활동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쓰레기 뒤지는 길고양이. 어린이과학동아 제공

○ 길고양이 왜 관리해야 할까?
● 개체 수 관리하고 갈등 막는다

고양이는 자연적으로 개체 수를 관리하기 어렵습니다. 태어난 지 4개월 후부터 임신할 수 있고 1년에 수회, 회당 평균 4마리를 출산할 만큼 번식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작은 조류나 쥐 같은 야생동물만 사는 도심 생태계에서는 길고양이가 다른 야생동물보다 포식자의 위치에 있습니다.

그래서 멸종위기종 등 나라에서 보호하는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곳에서는 중성화를 통해 길고양이의 개체 수를 조절합니다. 정종우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는 “새들이 고양이에 대한 경계성을 높이면 생태계에서 자리 잡기 어려울 수 있다”며 “고양이는 사냥 본능이 있어 새 둥지 등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고양이 중성화 시기. 어린이과학동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길고양이 개체 수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사람과의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고양이는 번식기나 새끼를 보호하는 과정에서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냅니다. 그런데 중성화를 하지 않고 임신한 개체들이 많아지면 그만큼 울음소리가 발생할 빈도가 높아지고 사람들의 피로가 쌓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정부에서 나서서 길고양이 개체 수를 관리하고 돌봄 기준도 마련했습니다. 2021년 서울특별시의 길고양이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중성화한 고양이 비율이 높고 길고양이 수가 적은 지역일수록 사람과의 갈등도 적게 나타났습니다.

다만 길고양이 개체 수가 적절하게 유지돼도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길고양이 급식소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길거리가 지저분해질 수 있습니다. 길고양이가 다른 먹이를 찾지 못하면서 쓰레기봉투를 찢으면서 악취가 나고 해충이 꼬입니다.

그래서 돌봄 기준에서는 일회용 그릇에 밥을 주고 방치하거나 비닐봉지에 사료를 담아 놓지 않도록 합니다. 남은 밥들이 길거리에 굴러다니면서 주변을 더럽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길고양이 주변의 위생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사람과 고양이 모두 질병에 걸릴 위험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병인 톡소플라스마 감염증입니다. 톡소플라스마 감염증은 고양이의 배설물을 통해 나온 기생충이 사람의 입으로 들어갔을 때 감염될 수 있는 병입니다.

유주연 나비야 사랑해 대표는 “내 고양이를 키우듯 길고양이를 돌보고 밥자리를 깨끗이 관리하는 것이 고양이와 사람 모두에게 중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밥먹는 서울숲 길고양이 시월이. 어린이과학동아 제공

○ 길고양이 어떻게 돌볼까
● 급식소 위생부터 건강까지 살핀다

“오월아, 시월아~. 밥 먹자!”

지난 4월 26일 길고양이 돌보미 모효빈 씨가 급식소에서 길고양이들의 이름을 부르자 조용히 검은 고양이와 회색 고양이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모 씨는 2021년부터 매일 점심 서울숲의 길고양이 급식소에서 고양이의 먹이를 주고 있습니다. 서울숲에는 2015년 공원 관리소에서 주민의 허가를 받아 설치한 12개의 급식소가 있습니다.

서울숲의 길고양이 급식소는 너구리나 벌레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모 씨는 급식소 입구 안에 있던 물통을 깨끗이 헹군 뒤 물을 부었고 먹이통에 이물질이 없는지 살피고 새 사료를 넉넉히 채웠습니다. 먹이통은 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자주 청소하고 있었습니다.

모 씨는 오월이와 시월이에게 통조림과 간식, 고양이가 걸릴 수 있는 구내염에 대한 예방약, 영양제를 섞은 특식을 준비해 줬습니다. 두 고양이가 다투지 않도록 그릇의 위치를 멀리 두고 특식을 먹였습니다. 식사가 끝난 뒤에는 그릇을 닦아 햇볕에 말리고 먹고 남은 쓰레기는 모두 직접 수거했습니다.
모효빈 씨의 카트에는 물, 참치 캔, 사료, 약, 쓰레기 수거 봉투 등 다양한 물품이 있다. 어린이과학동아 제공
“오월이 몸의 털이 뜯겨 있고 시월이 얼굴엔 상처가 있네요. 영역 다툼을 했나 봐요.”

돌보미의 역할은 밥을 주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매일 고양이들의 몸 상태를 살피며 상처를 입으면 구조해 치료합니다. 중성화가 되지 않은 새로운 고양이가 발견되면 구청에서 포획 틀을 빌려 병원에 데려가 중성화하기도 합니다.

이런 노력에도 길고양이에게 밥을 준다고 비난하거나 급식소를 부수고 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모 씨는 “돌봄 기준도 마련된 만큼 길고양이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관련기사
어린이과학동아 6월 1일, 함께살자! 길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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