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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다음을 기약”…‘멕시코전’ 뜨거운 응원 열기

2026.06.19 16:10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멕시코와의 경기가 열린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멕시코 축구대표팀의 득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대한민국과 멕시코 축구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경기가 열린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이 붉게 물들었다. 앞선 체코전 승리에 이어 2연승을 기대했던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과는 달리 한국은 아쉽게 멕시코에 패했지만, 붉은악마들은 경기 내내 ‘대한민국’을 외치며 열띤 응원을 보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는 서울시 추산 1만8000명의 시민들이 몰렸다. 지난주 체코와의 경기 때보다 2배 이상 많은 이들이 거리 응원에 참여했다. 공식 응원구역 외에도 세종문화회관 계단과 거리 곳곳에 사람들이 모여 응원봉과 태극기, 막대풍선 등을 들고 응원을 펼쳤다.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 탓에 시민들은 모자와 선캡, 우양산을 쓰고 연신 부채질을 하거나 손선풍기로 바람을 쐬며 더위를 식히려 했다. 돗자리를 펴고 앉아 시원한 음료와 간식을 먹으며 경기를 지켜보는 이들도 많았다.

미국에서 자녀들과 함께 온 윤지연씨(44)는 “멕시코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데, 아이들 여름방학을 맞아 한국에 들어왔다”며 “아이들에게 월드컵 경기 응원을 보여주고 싶어서 광화문광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회사에 연차를 내고 아들과 함께 온 40대 윤호식씨는 “애들이 월드컵을 보고 싶다고 해서 왔다”며 “이기면 좋겠지만, 상대가 강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아들 윤지훈군(5)은 “대한민국 힘내라”라며 선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경기 내내 광장엔 거대한 함성과 탄식이 오갔다. 결정적인 기회가 무산될 때면 다들 깊은 탄식을 내뱉으며 아쉬움을 표했지만, 이내 다시 “대~한민국”을 외치며 큰 목소리로 응원했다.

친구들과 함께 붉은색 옷을 맞춰 입고 온 원모씨(20)는 “덥긴 하지만 집에서 보는 것과 확실히 다르다”며 “사람들도 많고 다 같이 응원하니까 재밌다”고 했다. 역시 친구들과 같이 응원을 나온 우영진씨(23)는 “여기서 친구들과 함께 보니 현장감이 잘 느껴져서 좋다”며 “한국이 조 1위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붉은 옷을 입고 한국을 응원하는 외국인들도 많았다. 캐나다 출신 에마(33)는 “지금은 한국에 살고 있고, 한국을 응원한다”며 “한국이 멕시코를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멕시코와의 경기가 열린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사진을 찍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붉은 악마들 틈에서 멕시코를 상징하는 녹색 유니폼을 입은 이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가족과 함께 한국에 온 멕시코인 네스토르(29)는 “휴가차 한국에 여행을 왔다”며 “멕시코가 2-0으로 이겼으면 좋겠다”고 승리를 기원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인근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들도 경기를 보기 위해 나왔다. 이들은 셔츠와 슬랙스 등을 입고 직장동료들과 함께 거리에 서서 경기를 지켜봤다. 근처 회사에서 직장동료들과 함께 나온 성모씨(23)는 “일하다가 잠깐 짬을 내서 보러 왔다”며 “지난주에도 나와서 봤는데, 오늘은 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직접 나와서 보니까 좋다”고 말했다.

후반 5분 한국이 선제골을 내주자 광장 곳곳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어떤 이들은 머리를 손으로 움켜쥐거나 입을 막기도 했다. 막판 연이어 찾아온 결정적 기회가 무산되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시민들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이들은 응원을 끝낸 뒤 쓰레기와 짐을 정리했다.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응원을 나온 이시연씨(24)는 “너무 아쉽지만 다 같이 응원을 해서 좋았고, 다음을 기약할 것”이라며 “‘월드컵 베이비’인데 처음으로 직접 월드컵 응원을 하러 왔다. 결과와 상관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처음 만난 멕시코 시민들과도 함께 경기를 즐겼다.

멕시코 시민들은 환호를 표했다. 멕시코인 마리라(36)는 “멕시코가 이겨서 기쁘다”라며 “경기 내내 긴장됐다. 한국도 골을 넣길 바라긴 했지만 멕시코가 승리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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