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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징역 3년 "반성없다" 지적에도 법정서 지지자에 '엄지척'

2026.06.19 17:54

[현장] 군기누설 유죄, 지지자들 손들어 인사하자 화답
‘전라도 제외하라’, 텔레그램 시그널로 명단 넘겨받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2026년 5월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 본인의 군사기밀 누설 사건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법 영상갈무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군사기밀 누설죄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아무 반성을 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재판장의 질책성 판단을 받고도 법정 안에서 지지자들에 엄지척을 했다. 반성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김 전 장관은 19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조순표 부장판사)가 정보사 정예 요원들의 명단 등 인적사항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누설한 혐의(군사기밀 누설, 개인정보 누설)에 대해 일부 증거능력을 제외하고 거의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형을 선고하자, 퇴장하면서 이같이 행동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재판이 마무리 된 뒤 피고인석에서 나와 법정 중앙을 지나다 지지자들이 손을 흔들며 인사하자 발걸음을 멈췄다. 이어 그는 방청석을 향해 손을 흔든 뒤 엄지를 들어올려 '엄지척'을 했다.

전라도 출신 제외하라, 텔레그램으로 명단 전달 모두 인정
조순표 재판장은 김봉규 정보사 대령이 2024년 10월15일과 10월21일 문상호 전 사령관에게 메모 보고를 했는데, 보고에 첨부된 명단에는 요원들의 성명, 계급, 출신, 임관 년도, 지역, 학력, 특기사항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었다면서 김봉규 대령이 일관되게 문 전 사령관에 보고한 뒤 명단을 촬영해 그대로 노상원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상원 전 사령관이 '전라도 출신을 제외하라'고 한 대목도 인정됐다. 조 재판장은 김봉규가 명단 작성 과정에서 노상원으로부터 '공무원 전라도 출신은 제외하라'는 지시를 받아 이에 해당하는 인원을 제외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면서 "공무원 전라도 출신 요원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정은 오히려 노상원이 이 명단 작성 과정에 구체적으로 관여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이라고 판단했다.

정보사 요원들의 인적사항이 군사기밀에 해당하는지도 쟁점이었다. 군 형법 제80조(군사기밀 누설)의 제1항은 "군사상 기밀을 누설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의 '군사상 기밀'을 두고 조 재판장은 "군 형법 80조의 군사상 기밀은 반드시 법령에 의하여 기밀 사항으로 규정되거나 기밀로 명시된 사항에 한하지 않고, 군사상 필요에 따라 기밀로 된 사항은 물론이고 객관적 일반적으로 보아 외부에 알려지지 아니하는 것에 상당한 이익이 있는 사항(정보)도 포함됐다"는 대법원 판례를 예로 들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재판장은 "정보사 요원들의 실명과 계급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된 명단이 유출될 경우 △과거 이들이 수행했거나 향후 수행한 임무 등의 유추 가능 △정보사 내 요원들의 인적 사항 관리 현황, 정보 요원의 신상 사항은 지휘 계통 및 관련 인원을 제외하고 노출 금지 △각종 문건에도 공작관 실명 기재 금지 등을 더하여 보면 이 명단은 객관적 일반적으로 보아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에 상당한 이익이 있는 사항에 해당함이 명백하다"라고 판단했다. 군사상 기밀의 누설이란 군사상 기밀을 취급할 권한 없는 자에게 새어나가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도 했다. 노상원은 민간인이며, 국방부 장관이었던 피고인의 자문 역할을 수행했다 해도 민간인인 건 마찬가지라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명단 전달 경로를 두고 노상원의 요청으로 문상호, 김봉규, 정성욱이 군 내부에서 용인될 수 있는 보고 체계가 아닌 텔레그램이나 시그널 애플리케이션 등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명단을 전달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들의 명단 전달 행위는 군사상 비밀의 누설에 해당하고 누설의 고의도 넉넉히 인정된다고 재판장은 판단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2026년 5월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 본인의 군사기밀 누설 사건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법 영상갈무리
정보사 요원 선발 요청 과정에 대한 김용현 전 장관의 인지여부를 두고 재판장은 노상원이 2024년 9월 초중순부터 문상호에게 정보사 요원 선발을 요청했을 때 처음엔 문상호가 이에 응하지 않다가 같은해 10월14일 경 피고인(김용현)이 문상호에게 전화해 '노상원이 하는 일 잘 도와주라'고 지시했고, 피고인 스스로도 이 지시의 취지가 노상원이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라는 것이었다고 진술했다는 점을 들었다. 이미 노상원이 문상호에게 정보사 요원 선발을 요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재판장은 인정했다.

조 재판장은 일부 증거 능력에 대한 주장만 받아들이고, 나머지 피고인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공소사실 중 일부를 직권으로 정정해 전체적으로 다 유죄를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재판장은 양형 판단을 하면서 "피고인이 현재까지 이 사건 범행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결과에 관하여 아무런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유죄 판결을 받은 직후 김 전 장관은 지지자들에게 엄지를 들어보이며 더욱 반성을 찾아보기 힘든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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