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조챗] 초대형 스포츠 자산이 부른 '도미노 위기'…중계권, 왜 중앙 덮쳤나
2026.06.19 17:34
2011년 JTBC 출범 후 홍 부회장은 드라마제작사 SLL을 키우고, 멀티플렉스 메가박스를 인수했고, 리조트 브랜드 휘닉스를 사들였다. 방송, 영화, 극장, 레저를 아우르는 종합콘텐츠 제국을 꿈꿨다.
중앙그룹의 덩치는 커졌지만 함정이 있었다. 천문학적인 빚에 의존한 선제투자였기 때문이다.
■ 계열사간 빚 돌려막기…재무재표상으로 '파산'
표면적인 매출은 커졌는데 벌어들이는 수익은 매번 원금 갚기에도 빠듯했다. 계열사간 빚 돌려막기로 때웠다.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재무재표상으로는 파산 위기였다. 2025년 말 기준 중앙그룹의 총 차입금 규모는 총 3조 원에 이른다.
지주사인 중앙홀딩스의 부채비율은 4,564%. 빚이 자본의 45배를 넘었다는 얘기다. JTBC의 부채비율은 2,400%, 콘텐트리중앙도 1,000%를 넘는다.
■ 경영 위기에 맞선 대형 승부수…월드컵과 올림픽
홍 부회장은 이같은 경영상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대형 승부수를 던졌다. 월드컵과 올림픽 중계권을 단독으로 확보하는 것이었다.
스포츠 콘텐츠는 여전히 실시간 시청 수요가 강한, 몇 안 되는 방송 콘텐츠로 평가받는다.
JTBC는 2019년 지상파 3사로 구성된 '코리아 풀'에 합류하라는 요청을 뿌리치고, 결국 대형 스포츠 중계권을 단독으로 따냈다. 여기에 들어간 돈만 7천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2026 북중미 월드컵과 2030 월드컵,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2028 LA 하계올림픽, 2030 알프스 동계올림픽, 2032 브리즈번 하계올림픽이다.
■ 월드컵·올림픽 중계권 재판매 협상 실패
중계권은 확보하는 순간부터 비용이 발생한다. 방송사가 중계권료를 먼저 지급한 뒤 광고와 재판매, 협찬 등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해야 한다.
글로벌 스포츠 중계권 시장은 최근 10년 동안 폭등했다. FIFA 월드컵과 IOC 올림픽 중계권 가격은 꾸준히 상승했고, 방송사들은 중계를 위해 과거보다 훨씬 큰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중앙그룹 입장에서는 이같은 '입도선매'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이었겠지만, 수익 회수가 늦어질 경우 엄청난 재무 부담으로 돌아온다. JTBC가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에만 쓴 돈은 약 1,900억 원으로 전해졌다.
2026년 3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약 80일을 앞둔 상황에서 JTBC는 지상파 3사에 중계권료를 절반씩 부담하자는 협상안을 제안했다. 당시 JTBC가 제시한 협상안은 디지털 재판매액 50%(950억 원)를 제외한 나머지 중계권료 중 50%를 JTBC가 책임지고, 나머지 50%를 지상파 3사가 나눠서 분담하는 구조였다.
이 경우 지상파 각 사의 분담률은 약 16.7%로 떨어지는데 이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지상파 각 사가 부담했던 금액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JTBC가 월드컵 중계료만 올렸다는 지적이 나온 건 이 때문이다.
그러다 협상이 여의치 않자 JTBC는 다시 지상파 한 곳당 140억 원을 제안했는데 KBS는 이를 수용하고 MBC와 SBS와는 최종 거부하고 중계를 포기했다. 결국 국내 지상파에 대한 재판매도 제대로 된 결과를 맺지 못하며 JTBC는 자금 수혈을 받는데 실패했다.
■ 중계권 '승자의 저주'됐나
경제학에서 말하는 '승자의 저주'는 승리했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비싼 값을 치르는 현상이다.
중앙그룹이 맞닥뜨린 현실도 여기에 가깝다.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스포츠 자산을 확보했지만, 이를 감당할 수 있는 현금흐름을 만들지 못했다.
결국 위기는 숫자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베팅은 재무재표를 파괴시켰고, JTBC 등의 회생 절차 신청과 중앙일보의 워크아웃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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