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압박에 ‘드론 21만대’ 꺼낸 대만…10조원 들여 무인전력 키운다
2026.06.19 15:17
대만이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무인 전력 대량 확보에 나섰다. 대만해협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2100억 대만달러를 투입해 드론과 무인정 등 21만여대 규모의 무인체계를 구매하겠다는 계획이다.
19일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 행정원은 전날 전체회의에서 ‘국방 자율 무인체계 구매 특별조례’ 초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특별조례는 예산법 제83조 제1항의 ‘국방비상시설 또는 전쟁’ 규정을 근거로 마련됐다. 행정원은 올해 8월 1일부터 2031년 12월 말까지 6년간 특별예산을 투입해 군의 무인전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구매 대상은 연안 감시 정찰용 드론 1446대와 연안 공격용 드론 20만8200대, 소형 자폭무인정 1320대다. 전체 물량은 21만966대에 달한다.
대만 정부는 이를 통해 전반적인 전투력을 끌어올리고 국가안보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군사적 압박을 높이는 상황에서 무인체계를 비대칭 전력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줘룽타이 대만 행정원장은 국방부가 무인체계 관련 최신 기술 동향을 반영해 특별조례 초안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인체계가 새로운 형태의 비대칭 작전에서 핵심 전력으로 떠오른 만큼 지속적인 전투준비 태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만은 공급망 측면에서도 중국 의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줘 원장은 중국 중심의 ‘홍색 공급망’을 배제하고 글로벌 비홍색 공급망과 연대해 핵심 모듈의 자체 제조 역량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무인체계의 현지 공급과 자국 생산, 자국 유지보수 체계를 갖추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평시에서 전시로 전환되는 상황에서도 대만 내 산업망을 활용해 생산을 빠르게 늘릴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 국방안전연구원의 쑤쯔윈 연구원은 이번 조치가 헌법 정신과 입법원 결의를 존중하면서도 국가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정부의 의무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전통적인 작전이 인력과 화력에 주로 의존했다면 이제는 무인 장비가 대만 방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별예산 추진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삭감된 국방예산을 보완하기 위한 성격도 있다. 대만 입법원은 지난달 1조2500억 대만달러 규모의 국방특별예산을 대폭 줄여 7800억 대만달러 상한의 특별조례를 통과시켰다.
당시 야당이 삭감한 항목에는 드론의 대만 생산과 지휘통제 시스템, 대만·미국 공동 연구개발 등 자주국방과 비대칭 전력 구축 관련 핵심 사업이 포함됐다. 대만 정부가 별도 특별조례를 꺼낸 것은 이 같은 예산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과의 무인체계 협력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대만 언론은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가 최근 무인 시스템 기술과 조달 분야에서 대만과 미국의 협력을 승인하는 ‘2026 대만 블루스카이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해당 법안은 대만 생산업체를 미국 군용 드론 공급망에 편입시키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대만이 무인전력 확충과 공급망 재편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산업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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