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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쏠림에 ‘9000선’ 내준 코스피…코스닥은 5%대 급락[마켓시그널]

2026.06.19 13:21

美·이란 협상 지연에 위험회피 확산
대장주 갈아타기 수요에 코스닥 직격탄
기관 매물 쏟아지며 상승분 모두 반납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19일 장 초반 9300선을 돌파한 뒤 하락 전환했다. 미국 반도체주 강세를 타고 개장 직후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지만 미국과 이란의 후속 협상 지연 우려, 미중 갈등 재부각, FTSE 리밸런싱 부담 등이 겹치며 9000선을 내줬다. 코스닥은 반도체 대형주 쏠림의 여파와 기관 매물이 맞물리며 장중 낙폭을 5% 가까이 키웠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9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5.03포인트(0.94%) 내린 8978.81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는 225.05포인트(2.48%) 오른 9288.89에 출발한 뒤 개장 직후 9385.59까지 오르며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후 상승 폭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 전환해 9000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6%대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도 반도체 중심 강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파키스탄 측의 스위스 관련 일정 취소에 이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의 스위스행도 연기되고 스위스 측이 관련 행사를 열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커졌다. 미국 시간외 지수 선물이 0.6%대 하락한 점도 장중 투자심리를 압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시장에서는 대외 변수보다 국내 증시 내부의 수급 부담이 더 큰 하락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유가가 약보합권에 머물고 있고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휴전 협상 불안만으로 이날 낙폭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코스피가 이번 주에만 10% 넘게 급등한 가운데 반도체와 일부 전기전자 대형주로 매수세가 지나치게 집중되면서 차익실현 압력이 커졌다는 해석이다.

미중 갈등 우려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ASML의 첨단 반도체 장비가 중국으로 유입되는 데 대해 미국이 우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반도체주 전반에 경계감이 확산됐다. 여기에 FTSE 리밸런싱 과정에서 SK하이닉스 비중 축소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단기 수급 부담도 커졌다. 최근 지수 급등을 이끈 주도주일수록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급별로는 기관 매도가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7357억 원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623억 원, 4388억 원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 매수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사모펀드와 연기금 등 기관성 매물이 빠르게 나오며 지수에 부담을 주는 모습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엇갈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64% 오른 275만 6000원에 거래되고 있고 SK스퀘어도 3.47% 상승 중이다. 삼성전기(1.86%), 삼성생명(5.44%), 삼성물산(3.81%)도 강세다. 반면 장 초반 37만 45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삼성전자는 오후 들어 1.79% 내린 35만 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차(-0.67%), HD현대중공업(-3.36%)도 약세다.

코스닥은 낙폭이 더 크다. 코스닥지수는 같은 시각 전 거래일 대비 48.04포인트(4.80%) 내린 952.89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은 0.47포인트(0.05%) 오른 1001.40에 출발했지만 개장 직후 1000선을 내줬고 이후 950선까지 밀렸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기관이 3432억 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095억 원, 2242억 원 순매수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알테오젠(-5.82%), 에코프로비엠(-3.77%), 에코프로(-3.40%), 레인보우로보틱스(-6.34%), 주성엔지니어링(-8.80%), 원익IPS(-6.25%) 등이 약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만큼 실적과 밸류 매력이 있는 대안 업종이 별로 없기 때문에 반도체 비중 확대 전략은 합리적”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쏠림 현상에 대한 부담과 이번 주 코스피가 10% 넘게 폭등한 데 따른 차익실현 압력이 높아진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급 문제와 기술적 속도 부담은 증시 상승 추세를 훼손시키는 사안은 아니며 기존 주식 비중 유지 혹은 반도체 이외 낙폭 과대 주도업종 진입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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