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중앙일보만 워크아웃? 중앙그룹 회생 플랜에 숨은 '링펜싱 전략' [경제용어사전]
2026.06.19 10:01
중앙그룹 계열사 줄줄이 기업회생
그중 중앙일보만 워크아웃 추진
JTBC도 ARS 프로그램 신청해
리스크 분리하는 링펜싱 전략# JTBC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 후 중앙그룹이 흔들리고 있다. 지주사 중앙홀딩스를 비롯해 콘텐트리중앙·메가박스중앙 등 핵심 계열사들이 줄줄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다.
# 다만, 중앙일보와 JTBC의 길만 조금 다르다. 전문가들은 이를 "부실 위험으로부터 핵심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위기 대응 전략"으로 풀이한다. 이를테면 '링펜싱 전략(Ring-fencing)'이라는 건데, 중앙그룹의 벼랑 끝 전략은 통할까.
최근 JTBC 기업회생절차(이하 법정관리) 신청 과정에서 '링펜싱 전략'이 등장한다. 그 경로를 살펴보자. 12일 JTBC는 유동화차입금 만기 상환에 실패하며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차입금 규모는 206억원. JTBC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디지털과 OTT를 중심으로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TV 방송 광고 시장이 크게 위축하는 등 대외적인 여건이 악화하며 일부 채권에 대한 지급불능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위기는 JTBC에 국한한 게 아니었다. JTBC의 디폴트 선언 후 중앙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잇달아 '재무적 백기'를 들었다. 14일엔 지주사 중앙홀딩스를 비롯해 콘텐트리중앙·메가박스중앙·중앙피앤아이가, 하루 뒤인 15일엔 JTBC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5개사는 15일 기준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발령받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그룹의 모체인 중앙일보는 '기업구조 개선작업(이하 워크아웃)'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워크아웃은 위기에 처한 기업이 채권단과 사적으로 협의해 채무조정·구조조정 등을 추진하는 절차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중앙일보가 법정관리 대신 워크아웃을 선택한 것을 '링펜싱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법무법인 '한수'의 이민규 대표변호사는 "워크아웃을 통해 그룹의 모태인 중앙일보를 일반적인 회생 트랙에 태우지 않고 별도로 관리하겠다고 선택한 것"이라며 "계열사의 리스크가 본체로 확산하는 것을 선제적으로 막기 위한 칸막이(링펜싱)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참고: 중앙일보는 16일 1370억원 규모의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기한이익상실은 채권자가 만기 이전에 즉시 빚을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중앙일보는 회사채 계약 당시 신용등급이 1단계 이상 하락하면 기한이익이 상실한다고 명시했는데, JTBC 채무불이행의 여파로 중앙일보의 신용등급까지 떨어지며 이 조항이 적용됐다. 중앙일보 측은 "워크아웃을 신청했기 때문에 상환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ARS가 승인되면 JTBC는 법정관리 개시를 최장 3개월까지 보류할 수 있고, 이 기간에 주요 채권자와 변제 계획을 협상할 수 있다. 추후 합의한 내용을 '사전회생계획(P플랜·Pre-packaged Plan)' 형태로 법원에 제출한다면 일반 회생절차보다 빠르게 기업 정상화를 꾀할 수도 있다. 이 또한 그룹의 위기를 본체 격인 JTBC로 향하는 것을 막겠다는 링펜싱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중앙그룹 사태는 기업회생, 워크아웃, ARS 등 서로 다른 채무조정 절차가 동시에 신청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민규 변호사는 "미디어 기업은 멈추는 순간 기업이 가진 콘텐츠, 신뢰 등의 무형자산이 순식간에 증발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며 "시간을 벌 수 있는 워크아웃, ARS를 택한 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중앙그룹은 채무조정 절차와 함께 사업 운영도 안정적으로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은 15일 상암 중앙일보 사옥에서 "고용 안정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북중미 월드컵 중계 등 회사 각각의 본연의 업무는 중단 없이 정상 운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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