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옮기면 아파트 1만가구 더?…서울 공급카드 현실성은
2026.06.19 05:20
주민 반발·교통난·문화재 규제 넘어야 현실화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최근 국방부가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방안을 검토하면서 서울 노원구 태릉 일대 육군사관학교 이전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주택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육사 부지가 새로운 공급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육사 이전은 20년 넘게 논의만 반복된 사안이다. 주민 반발과 교통 문제, 문화재 규제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아 실제 개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따르면 국방부는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합과 '국군사관학교' 설립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군사관학교가 출범할 경우 현재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육군사관학교 이전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육사 이전론은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육사 부지는 태릉입구역 인근에 위치해 개발 잠재력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태릉CC와 육사 부지를 포함한 일대 유휴지는 약 250만㎡ 규모다. 서울 도심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가용 부지로 꼽힌다. 이 때문에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이 나올 때마다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다.
문재인 정부 당시 태릉CC 활용 방안이 검토되면서 육사 이전 문제도 함께 논의됐지만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일부 이전 방안이 검토됐지만 국방부와 군 내부 반대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최근 사관학교 통합 논의가 다시 시작되면서 육사 부지 활용 가능성도 재부상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서울 도심 내 대규모 공급이 가능한 몇 안 되는 부지라는 점에서 활용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태릉CC 공공주택지구 공급 규모는 약 6800가구다. 업계에서는 육사 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공급 물량이 1만 가구 안팎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서울 도심의 대규모 유휴부지를 장기간 그대로 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태릉CC와 육사 부지를 함께 활용할 경우 공급 규모는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도심 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는 육사 부지에 아파트 공급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실제 사업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육사 총동창회는 사관학교 이전과 관련해 "졸속 통폐합"이라며 이전 계획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태릉CC 개발 사업도 아직 주민 반발의 문턱을 넘지 못한 상황이다. 주민들은 교통·교육·생활 기반시설 확충 없이 대규모 주택 공급이 이뤄질 경우 생활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골프장 인근의 화랑로, 북부간선도로, 동부간선도로는 출퇴근 시간대 차량이 몰리는 상습 정체 구역이다. 교통 인프라 확충 없는 대규모 공급은 일대 교통 혼잡을 한층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환경 훼손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인근 태릉과 강릉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개발 과정에서 경관과 환경 영향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녹지 면적 감소에 따른 주민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결국 공급 규모보다 주민 수용성과 기반시설 확충 여부가 사업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대규모 공급은 결국 교통 대책과 생활 인프라 확충이 함께 가야 한다"며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개발 추진 과정에서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단순한 주택 공급보다 주거, 상업, 업무, 문화 등 다양한 기능을 결합한 복합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근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인프라와 자족 기능을 함께 확충해야 개발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심형석 위원은 "스타필드와 같이 일대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문화시설 등이 함께 들어와야 주민들의 불만도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며 "단순히 아파트만 짓는 방식으로는 지역 반발을 넘어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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