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흔들 한 방… ‘손’ 끝에 달렸다
2026.06.19 00:58
오늘 오전 2차전 이기면 32강 확정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한 축구 국가대표팀이 19일 오전 10시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멕시코와 맞붙는다. 사실상 A조 1위 결정전이다. 한국이 멕시코까지 꺾는다면 월드컵 사상 최초로 2경기 만에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한다.
객관적인 전력은 열세다. 멕시코는 FIFA 랭킹 13위로 한국(22위)에 앞선다. 역대 A매치에서 4승 3무 8패로 열세인데, 2006년 미국 LA 평가전(1대0 승리) 이후 20년 동안 네 번 싸워 한 번도 못 이겼다.
그럼에도 믿는 구석은 주장 손흥민(34·LA FC)이다. 손흥민은 유독 멕시코를 만나면 펄펄 날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득점을 포함해 세 경기에서 모두 공격 포인트(2골, 1어시스트)를 올렸다. 작년 9월 평가전 때도 후반에 교체 투입돼 골맛을 봤다. 전성기가 지났어도 큰 경기에서 한 방을 보여주는 ‘수퍼스타 기질’은 여전하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체코전에서 한국의 슈팅 기회 40%가 손흥민에게서 나왔다”며 “신체적으로나 경험으로나 멕시코를 상대로 골을 넣을 수 있는 가장 위협적인 존재”라고 말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멕시코에서 현지 팬들로부터 자국 선수 못지않게 열렬한 응원을 받는 선수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손흥민 덕분에 탈락 위기였던 같은 조의 멕시코가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독일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에서 쐐기골을 넣으며 2대0 승리를 이끌었고, 당시 멕시코 팬들은 “쏜(손흥민) 형제여, 넌 이제 멕시코 사람이야”라는 노래를 목이 터져라 불러댔다. 지금도 멕시코에선 이 응원가가 울려 퍼진다.
19일 한국과 멕시코전 승자는 마지막 3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32강 진출을 조기 확정한다. 32강 이후 토너먼트 대진도 이점이 있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한판이다. 이처럼 중요한 경기에서 한국이 가장 기대를 거는 선수도, 멕시코가 가장 경계하는 선수도 바로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태극 마크를 달고 멕시코와 세 번 맞붙었는데, 모든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첫 대결이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1대2 패)에서 0-2로 뒤지던 경기 막판 통쾌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멕시코 골망을 갈랐다. 2020년 11월 평가전(2대3 패)에선 왼발 ‘택배’ 크로스로 황의조의 선제 골을 도왔다.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열린 평가전(2대2 무)에서 후반전 교체 투입돼 오현규가 머리로 떨궈준 공을 강력한 왼발 슛으로 득점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손흥민의 기량은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전성기 시절에는 못 미친다.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소속 팀에서 골 가뭄에 시달렸다. 하지만 ‘수퍼 스타’는 큰 경기에 강한 법이다. ‘카잔의 기적’이라 불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쐐기 골,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을 맞아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결승골 어시스트처럼 중요한 경기에선 빠지지 않고 활약했다.
손흥민은 지난 체코와의 1차전에서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양 팀 선수 중 가장 빠른 최고 속도(시속 35.2㎞)로 뛰며 활발히 상대 진영을 누비고 세차게 전방 압박을 가했다. 그 덕분에 한국이 경기 주도권을 가지고 풀어나갈 수 있었다. 특히 상대 수비수를 끌어당기는 ‘오프 더 볼’(공을 소유하지 않은 상황) 움직임으로 빈 공간을 만들어 황인범의 동점골에 기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슈팅 6차례를 기록하고도 득점하지 못한 마무리 능력은 그의 이름값에 비해 아쉬웠다.
이 때문에 체코전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섰던 손흥민이 멕시코를 상대로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박지성 JTBC 해설위원은 “손흥민의 최대 강점은 어떤 자리에서도 찬스를 확실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라운드에 있는 것만으로도 차이를 만들어내는 선수”라고 했다.
손흥민은 개인 기록에서도 중요한 도전에 나선다. 역대 월드컵에서 3골을 넣은 그는 1골만 추가하면 박지성·안정환을 넘어 한국 선수 최다 득점 선두에 오른다. 2골을 넣는다면 일본의 혼다 게이스케(4골)를 넘어 아시아 선수 월드컵 최다 득점자가 된다.
대표팀은 멕시코전을 하루 앞둔 18일 세부 전술을 가다듬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홍명보 감독은 “미드필더의 압박이 강하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는 멕시코는 체코와 전혀 다른 팀”이라며 “거기에 홈 팀의 여러 이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일주일 동안 선수들이 충분히 회복했고, 상대에 대한 대비도 잘해서 특별한 걱정은 없다”며 “작년 9월 평가전을 통해 얻은 것이 있고, 체코전 승리로 강한 자신감까지 챙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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