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전
기업이 꼭 알아야 할 하반기 UX·UI 트렌드 4선
2026.06.19 08:56
“인공지능(AI)은 속도와 양을 맡고, 사람은 의미·신뢰·통제를 맡습니다.”
이해든 숭실대학교 겸임교수는 이달 29일 잠실 한국광고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바이브 시대의 UX·UI : 2026 하반기 트렌드와 AI 네이티브 실무 전략' 세미나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하반기 UX·UI 흐름을 이 한 문장으로 압축했다.
이해든 교수는 LG전자, 현대자동차, MBC 등 국내 주요 기업의 UX·UI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전문가로, 현재 AI컨설팅서비스 대표로도 활동 중이다. 기업 현장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 교수는 AI가 화면 초안을 수 시간 만에 쏟아내는 시대에, 기업과 실무자가 놓치지 말아야 할 변화의 방향을 네 가지로 정리했다.
이 교수가 먼저 짚은 것은 무게중심의 이동이다. 예전에는 제품 요구사항 정의서(PRD)를 쓰고 와이어프레임을 그려 수주에 걸쳐 고화질 시안을 완성했지만, 지금은 그 초안 단계가 AI와 함께 수시간으로 압축된다. 대신 디자이너는 AI가 쏟아낸 안 가운데 어떤 것이 사용자 경험과 비즈니스 목표에 맞는지를 판단하는 데 시간을 쓴다.
그는 피그마의 2025 AI 리포트를 들어 “응답자의 78%가 'AI 통합은 미래 성공의 필수 요소'라고 답했지만, 'AI가 업무 품질을 높인다'에 동의한 디자이너는 54%에 그쳤다”며 “도구는 빨라졌지만, 그 결과물을 신뢰할지 판단하는 부담은 오히려 사람에게 더 무겁게 돌아왔다”고 말했다.
스스로 성장하는 AI 에이전트 조수...“한 번 쓰고 마는 도구 아닌 주니어 동료”
이 교수는 하반기 트렌드의 첫 번째 흐름으로 에이전트의 진화를 꼽았다. 올해 들어 에이전트가 시키는 일만 하는 단계를 넘어, 자기 경험에서 스킬을 만들어 다음엔 더 잘하는 '자기 개선형'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이 교수는 2026년 5월 누스 리서치(Nous Research)의 헤르메스 에이전트(Hermes Agent)가 오픈라우터(OpenRouter) 글로벌 일간 랭킹에서 오픈클로(OpenClaw)를 제치고 1위에 오른 사례를 들었다. 헤르메스는 경험에서 새 스킬을 만들고 과거 대화를 검색해 맥락을 끌어온다. 그는 “AI가 한 번 쓰고 마는 도구가 아니라, 내 작업 방식을 학습해 가는 주니어 동료가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질감의 귀환...“신뢰는 시각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두 번째는 질감의 귀환(Tactile Design Revival)이다. 지난 10년의 평평하고 매끄러운 플랫 디자인에 대한 반작용으로, 질감과 무게감이 돌아오고 있다.진동 모터 없이도 버튼이 젤리처럼 눌리는 듯한 시각적 질감, 그리고 깊이감을 주는 디지털 텍스처 기법이 2026년 디자인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전기적 변조와 미세 액추에이터로 손끝에 질감을 재현하는 표면 햅틱 기술도 등장했다.
이 교수는 “화면이 똑똑하고 자동화될수록 사람은 '내가 뭔가를 만졌고 시스템이 반응했다'는 물리적 확인감을 더 갈구한다”며 “신뢰는 시각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챗봇의 OS화...“페이지가 아니라 대화의 한 장면을 설계하라”
세 번째는 챗봇의 운영체제(OS)화다. 검색·쇼핑·작업이 대화창 하나에서 끝나는 방향으로, 챗GPT의 인스턴트 체크아웃(Instant Checkout)이 스트라이프(Stripe)·쇼피파이(Shopify)와 연동돼 대화 안에서 바로 구매가 가능해졌고, 쇼피파이는 수백만 가맹점이 챗GPT·코파일럿(Copilot)·구글 AI 모드(Google AI Mode)·제미나이(Gemini) 같은 AI 채널에서 바로 팔 수 있는 에이전틱 스토어프런트(Agentic Storefronts)를 열었다.다만 그는 “오픈AI(OpenAI)는 챗봇 내 직접 결제에서 한발 물러나 발견 중심으로 방향을 트는 등 아직 모두가 정답을 찾은 단계는 아니다”라며 “그래서 더 흥미롭다. 디자이너는 페이지가 아니라 대화의 한 장면을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하네스 엔지니어링...“AI를 어떤 울타리 안에서 작동시킬 것인가”
네 번째는 하네스 엔지니어링이다. AI 툴을 똑똑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출력을 통제하는 제어 장치를 설계하는 일이다. 이 교수는 “앞으로 다룰 것은 화면 하나가 아니라, AI를 어떤 울타리 안에서 작동시킬 것인가라는 설계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네 흐름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다시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AI는 속도와 양을 맡고, 사람은 의미·신뢰·통제를 맡는다.”이 교수는 이런 흐름 속에서 기업이 사람에게 무엇을 남겨둬야 하는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본 변화를 대체된 영역과 더 견고해진 영역으로 나눴다. 대체된 것은 기본 와이어프레임, 반복적인 컴포넌트 변형, 1차 카피 초안, 정형화된 레이아웃처럼 초안을 빠르게 양산하는 일이다.
반대로 더 견고해진 영역은 판단과 책임이 따르는 일이다. 어떤 안이 사용자와 비즈니스에 맞는지 고르는 큐레이션, 왜 이렇게 만들어야 하는지 설득하는 일, AI 출력의 편향과 오류를 검증하는 일이다. 그는 스택오버플로우 리포트에서 실무자의 AI 신뢰도가 33%에 그친 점을 들며 “결과물의 오류를 잡아내고, 이것이 실제 인간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와 감동을 주는지 정의하는 일은 온전히 인간 디자이너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채용 시장도 같은 방향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쇼피파이(Shopify)가 'UX 디자이너' 타이틀을 없애 '디자이너'로 통합하고 듀오링고(Duolingo)가 UX·UI 팀을 '프로덕트 경험 디자이너(Product Experience Designer)'로 개편한 사례를 들었다. 그는 “파편화된 전문성보다 리서치부터 비즈니스 성과까지 꿰는 제너럴리스트형 판단력을 원한다는 것”이라며 “손은 대체됐지만, 의미를 부여하는 머리는 오히려 몸값이 올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해든 교수는 29일 잠실 한국광고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바이브 시대의 UX·UI : 2026 하반기 트렌드와 AI 네이티브 실무 전략' 세미나에서 '디자인 씬의 전환: AI가 대체한 것과 2026 하반기 필수 UX/UI 트렌드'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유훈식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교수, 김유정 서울대학교 박사, 황선윤 11번가 디자인 담당 조직장이 나와 AI 시대의 UX·UI 변화와 기업의 대응 전략에 대해 발표한다. 이번 행사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행사 페이지(https://conference.etnews.com/conf_info.html?uid=497)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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