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불안하시죠?” 증시 탈출한 돈 잡는다…은행권 ‘5% 특판’ 역머니무브 경쟁 [머니무브 뉴웨이브]
2026.06.18 18:01
저축은행 예금금리 1년 7개월 만에 최고
4%대 특판 속출…시중銀도 3% 재등장
SNS 입소문…‘원정 가입’ 나선 2030 예테크족
4%대 특판 속출…시중銀도 3% 재등장
SNS 입소문…‘원정 가입’ 나선 2030 예테크족
[헤럴드경제=유혜림·서상혁 기자] #. 직장인 김모(42) 씨의 최근 출근길 루틴은 재테크 카페에서 ‘특판’ 상품을 검색하는 것이다. 그는 “최근 증시가 많이 올라 추가 투자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차에 상호금융권 특판 상품을 살펴보니 5~6%대 금리를 주는 곳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최근엔 제주 하귀농협이 판매한 최고 연 5.2% 금리의 12개월 만기 정기적금에도 가입했다. 김 씨는 고점이라 생각한 주식 일부는 정리해 특판 상품에 추가 가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증시로 이동한 ‘머니무브’ 자금을 되찾기 위한 금융권의 역(逆)머니무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고금리 특판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자 관련 정보도 재테크 카페와 X(옛 트위터), 스레드 등 SNS를 통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과거 5060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상호금융권 특판은 정보 탐색에 익숙한 2030세대까지 수요층이 고루 넓어지는 분위기다. 금융권에선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수신 경쟁에 예금금리 상승 흐름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증시로 빠진 돈 잡아라=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이날 기준 연 3.60%로, 2024년 11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말(연 3.18%)과 비교하면 석 달 새 0.42%포인트 올랐다.
현재 판매 중인 정기예금 상품 311개 가운데 최고금리가 연 4%를 웃도는 상품은 45개(14.5%)에 달한다. 정기적금 시장에서는 연 최고 10% 금리를 내건 상품(예가람저축은행의 ‘아이돌 적금’)도 등장했다. 이 밖에도 SBI저축은행의 ‘마이홈 정기적금’과 에큐온저축은행의 ‘처음만난적금’ 등도 최고 연 8% 금리를 선보였다.
고금리 특판 효과에 힘입어 수신 잔액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지난 4월 말 기준 100조6607억원으로 전월(99조5740억원)보다 약 1조원 늘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100조원대를 회복한 것이다. 시중은행들도 예금금리를 소폭 인상하며 수신 방어에 나서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1년 만기 대표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현재 연 2.90~3.00% 수준로 상단이 3%대에 진입했다.
당분간 수신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2금융권은 예금이 빠져나갈 경우 조달 비용이 늘고 대출 여력도 줄어들 수 있어 시중은행보다 수신 확보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시장금리도 오름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이달 18일 연 3.57%로 한 달전(연 3.27%)과 비교해 0.3%포인트 상승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장에선 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어 은행들도 금리 상승 국면을 염두에 두고 수신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면서 “연말뿐 아니라 상반기에도 만기 도래 예금 물량이 적지 않은 만큼 수신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금리 찾아 ‘원정 가입’ 나선 예테크족=고금리 특판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상호금융권 특판을 찾는 고객층도 넓어지고 있다. 통상 특정 지역 농협이나 새마을금고의 특판 상품 정보는 금융사 공식 채널보다 재테크 카페나 SNS를 통해 입소문으로 확산되는 경우가 많다. 한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예전에는 4050 세대가 주 고객층이었다면 최근에는 모바일 가입에 익숙한 2030 세대 비중이 더 커진 것 같다”며 “카드 혜택이나 각종 금융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챙기는 젊은 세대가 특판 상품도 빠르게 찾아 가입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다른 지역까지 알아보는 일명 ‘원정 가입’ 수요도 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8일 제주하귀농협이 최고 연 5.20% 금리를 제공하는 12개월 만기 정기적금 특판을 출시하자 재테크 커뮤니티에는 “서울 거주자도 가입 가능하다”, “아직 한도가 남아 있다”는 등의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 밖에도 이번주 반야월농협은 가입 기간 13개월 기준 최고 연 5.30% 금리의 적금 상품을 선보였고, 춘천신협은 연 4.06%를 제공하는 비대면 가입 ‘유니온정기예탁금’ 특판을 내놓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지역은 거주 주민에게만 가입 자격을 부여하지만 모바일 가입을 허용하는 곳은 전국 어디서든 가입할 수 있어 단기간에 한도가 소진되기도 한다”며 “최근처럼 증시 고점 부담이 커진 시기에는 투자 대기 자금의 피난처 역할을 하면서 고금리 특판 상품의 매력이 더 부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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