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제주 항공좌석 대란… 해법은
2026.06.18 22:45
요새 항공권 구하기가 정말 만만치 않다. 도민들은 현대판 ‘출륙금지령’이냐며 혀를 끌끌 찬다. 제주도민에게 항공기는 대중교통이다.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제주의 중환자들에게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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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준 사회2부 기자 |
단순히 비행기표를 구하기 어려워진 수준을 넘어, 섬이란 지리적 한계 속에서 병원 진료나 생업, 가족·친지 방문을 위해 뭍을 오가야 하는 도민들 발이 묶이고 있다. 기본적 이동권조차 위협받는 셈이다.
실제 제주를 잇는 항공기 공급 좌석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올해 4월과 5월 제주를 잇는 국내선 공급석은 473만9000여석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4만6000석 넘게 줄었다. 하루에만 4000석 넘는 자리가 사라진 셈이다. 4월 제주 노선의 국내선 탑승률은 95.7%에 달했다. 그런데도 여객 수는 오히려 감소한 결과를 낳았다. 최근엔 평균 탑승률이 사실상 만석 수준을 기록하는 등 현장에서 체감하는 실제 공급석은 크게 감소했다.
대한항공 합병에 따른 독과점 방지를 이유로 정부가 저비용 항공사 비중을 늘리며 소형기 운항이 많아진 게 영향을 미쳤다. 중동 사태로 인한 항공유 가격 급등 여파로 항공사마다 운항 횟수를 줄였다. 유류 할증료 인상으로 항공료도 크게 올랐다.
좌석 수 감소는 관광객 감소로도 이어졌다. 5월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96만5000여명으로, 100만명을 넘겼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줄었다. 급기야 제주관광협회는 ‘제주 노선 항공 좌석 부족 문제 해소 및 접근성 개선을 위한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제주도민 이동권 보장이 난제일까. 제주와 유사하게 지리적 고립성과 섬이란 한계를 지닌 해외 선진 관광 도시들은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항공 접근성 보장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일본 정부의 경우 본토와 오키나와 및 인근 낙도를 잇는 항공 노선 중 주민 생활에 필수적인 노선을 ‘공익노선(영업보상노선)’으로 지정해 관리한다. 항공사의 수익성 저하나 기종 변경으로 공급 좌석 수가 급감할 경우, 정부 예산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유류비를 전액 지원해 최소 좌석 수 규모를 법적으로 보장한다. 미국도 하와이주와 본토를 연결하는 노선에 ‘필수항공서비스(EAS·Essential Air Service)’ 제도를 적용, 연방정부 차원에서 항공사에 보조금을 지급해 주민 이동권을 제도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항공사 결합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이 같은 해외 선진 선례를 조속히 벤치마킹해 ‘제주 노선 탄력적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보장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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