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재활용센터서 나온 ‘사람 다리’, 수술실도 없는 요양 병원이 버렸다
2026.06.19 00:48
병원 “청소 담당자의 실수” 신고
입원 중인 80대 女 유전자와 일치
지난 10일 인천 송도의 재활용품 센터에서 발견된 신체 일부가 인천의 한 요양 병원에 입원 중인 80대 여성의 다리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1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이 같은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이 요양 병원으로부터 신고를 접수하고 국과수에 유전자 확인을 요청했다. 요양 병원 측은 신체 일부가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경찰에 “우리 병원에서 버린 것 같다”고 신고했다고 한다.
이 요양 병원 관계자는 “지난 8일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80대 여성의 괴사한 다리를 절단한 뒤 규정에 따라 의료 폐기물 처리 용기에 버렸으나 청소 담당 자원봉사자가 붕대를 감은 다리를 깁스(석고 붕대) 용품으로 착각해 재활용품으로 처리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인체나 동물의 조직, 장기, 신체의 일부, 혈액 등은 의료 폐기물로 별도 허가를 받은 업체에 맡겨 소각해야 한다. 경찰은 병원 측이 의료 폐기물 처리 규정을 지켰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 여성 환자는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병원이 환자 다리를 절단한 경위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병원엔 신경외과, 외과, 한방과 의사가 근무 중이며 수술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의료법을 준수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병원장과 다리를 절단한 의사, 간호사, 청소 담당 자원봉사자 등 4명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의 한 감염내과 전문의는 “요양병원에서 절단 수술을 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종합병원 등 큰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어떤 이유로 직접 절단 수술을 한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10일 인천 송도동 재활용품 센터에서 발견된 신체 일부는 사람의 왼쪽 다리 무릎 아래 부분이다. 길이는 41㎝, 발 크기는 210㎜였다. 붕대에 감겨 있었다. 경찰은 강력범죄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당초 경찰은 발 크기 등을 토대로 피해자를 학생으로 추정했다. 인천 지역 학교의 장기 결석자 현황을 확인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사이 온라인에선 “아이가 살해됐다” “서울의 한 대형 마트 직원이 여자같이 예쁜 남자아이의 다리를 잘랐다” 같은 괴담이 퍼졌다.
그러던 지난 15일 “(발견된 다리가) 키 161~165㎝ 성인의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인천·경기 지역 실종자 가족의 유전자를 확보하는 등 방향을 틀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요양 병원의 신고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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