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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 어려워 기부는 못했지만”…장기기증으로 4명 살린 버스기사

2026.06.18 10:23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생전 아내와 나눴던 약속을 지킨 60대 가장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신봉석 씨(65)가 4월 6일 아주대학교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간, 폐, 신장(양측)을 4명에게 기증했다고 18일 밝혔다.

신 씨는 지난 4월 3일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추락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장기기증은 아내 권모 씨의 결정으로 이뤄졌다. 권 씨는 평소 남편과 기부와 장기기증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권 씨는 “형편이 어려워 기부는 제대로 못 하고 살았지만 ‘여건이 되면 장기기증만큼은 하고 가자, 이 세상에 살았던 흔적 하나는 남기고 가자’는 이야기를 남편과 자주 했다”며 장기기증에 동의한 이유를 설명했다.

전북 임실에서 태어난 신 씨는 젊은 시절 건설회사에 근무하다가 외환위기 이후 회사가 어려워지자 학원 차량과 통근버스 등을 운전하며 30여 년간 운수업에 종사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신 씨는 한 번도 결근한 적이 없을 정도로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30년 넘게 함께 산 아내에게 큰소리를 낸 적이 없었고, 아내가 실수를 해도 웃어넘기는 다정한 남편이었다.

특히 처가 식구들에 대한 정성도 남달랐다. 몸이 편찮았던 장인과 장모를 위해 6~7년 동안 주말마다 빠짐없이 처가를 찾았다. 권 씨는 “처가에 그렇게 마음을 다해서 하기가 쉽지 않은데 착하고 좋은 사람이 떠나서 한탄스럽다”고 말했다.

신 씨의 즐거움은 가끔 떠나는 낚시 여행과 반려견과의 산책이 전부였다. 평생 가족을 위해 바쁘게 살아온 부부는 은퇴 후 함께 여행을 다니며 여생을 보내자는 꿈을 품고 있었지만, 갑작스러운 사고로 그 약속을 이루지 못하게 됐다.

권 씨는 남편에게 “준비 없이 이렇게 갈 줄 몰라 생각만 해도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며 “좀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고 우리 신랑 만나서 행복했고 즐거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남편의 장기를 기증받은 이들에게는 “남편의 몫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실하게 살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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