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는 못 해도 장기기증은 꼭"…4명에 새 삶 준 60대 가장
2026.06.18 16:08
추락 사고로 뇌사 상태
간·폐·신장 4명에게 기증
| 30년간 운수업에 종사하며 성실한 가장으로 살아온 60대 남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30년간 운수업에 종사하며 성실한 가장으로 살아온 60대 남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1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신봉석(65) 씨는 전북 임실 출신으로, 학원 차량과 통근버스를 몰며 30년간 운수업에 종사했다. 신 씨는 한 번도 회사에 결근한 적이 없을 만큼 책임감이 강했고, 일과 가정밖에 모를 정도로 성실했다.
신 씨는 30년이 넘도록 아내에게 큰 소리 한 번 내지 않고 웃어 넘기던 남편이었다. 특히 처가 식구들에게 더없이 따뜻한 사위였다. 편찮은 장인과 장모를 6~7년간 단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주말마다 찾아가 살폈다고 한다.
생전 신 씨의 낙은 가끔 떠나는 낚시 여행과 반려견과의 산책이 전부였다. 평생 사진 한 장 남길 새 없이 바쁘게 살아왔기에 부부는 은퇴한 뒤 발길이 닿는 대로 함께 여행 다니며 여생을 보내자는 꿈을 품기도 했다.
하지만 신 씨는 지난 4월3일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추락 사고를 당했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뇌사 상태에 빠졌다.
아내 권모 씨는 평소 남편과 나눴던 대화를 떠올리며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권 씨는 "형편이 어려워 기부는 제대로 못 하고 살았지만, 여건이 되면 장기기증으로 이 세상에 살았던 흔적 하나는 남기고 가자는 얘기를 남편과 자주 했다"고 회상했다. 결국 신 씨는 지난 4월6일 아주대학교병원에서 간과 폐, 양측 신장을 기증해 4명에게 새 생명을 나누고 떠났다.
권 씨는 "착하고 좋은 사람이 떠나 한탄스럽다. 준비 없이 이렇게 갈 줄 몰라 생각만 해도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며 "좀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고, 우리 신랑 만나서 행복했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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