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최고가격제’ 손실 보전할 때 국제 가격 대신 원가로 기준 삼는다
2026.06.19 00:33
‘적정 이윤' 등 둘러싼 공방 예상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발생한 정유업계의 손실을 보전할 때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아닌 원가를 기준으로 삼기로 확정했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시장 가격과 수출 기회비용을 무시한 기준”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적정 이윤과 비용의 인정 범위를 둘러싼 정부와 업계 간 공방이 예상된다.
산업통상부는 1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최고가격제 손실보전 규정’을 고시했다. 정부는 지난 3월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하며 ‘정유사의 손실을 재정으로 보전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이번 고시는 구체적인 산정 기준을 정한 것이다. 정부는 조만간 정산위원회를 꾸려 손실액 산정에 착수할 예정이다.
정부와 정유업계는 손실 계산 방식을 두고 맞서왔다. 일반 제조업과 달리 정유산업은 국내외 가격이 국제 석유제품 가격에 연동되는 구조다. 정유사가 원유를 수입해 국내에 파는 가격은 싱가포르 시장 등에서 형성되는 국제 제품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정유업계는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얻을 수 있었던 ‘기회손실’까지 정부가 보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럴 경우 업계의 누적 손실은 최대 5조원에 달한다.
반면 정부는 원유 도입비·생산비·판매비에 일정한 적정 이윤을 더한 금액만을 보전 한도로 잡았다. 시장 가격이 아닌 정부가 정한 원가 틀에 맞추겠다는 것이다. 이날 정부 관계자는 “원가 기준으로 보상할 경우, 관련 예산으로 편성된 4조 2000억원 안팎에서 재정 지원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향후 출범할 정산위원회에서 실제 비용과 적정 이윤을 어디까지 인정해 줄지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정유업계는 지정학적 위기로 급등한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련 운송비와 보험료, 고환율로 인한 금융 비용 등을 전액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정부는 7차 최고가격을 새로 고시하지 않고 기존 6차 가격을 당분간 적용하기로 했다. 새 가격을 지정하면 제도를 최소 2주 이상 더 유지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 호르무즈 통항 상황과 국제유가 흐름을 지켜보며 종료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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