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땐 농축우라늄 98% 반출, 이번엔 ‘희석’만 담아 진전 불투명
2026.06.18 17:55
대통령 간 협상으로 권위 높였지만
핵물질 제거 방법 등 구체안 빠져
느슨한 핵 기준에 60일 협상 험로
17일(현지 시간) 공개된 MOU에 따르면 이란은 핵무기를 획득하거나 개발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하에 현장에서 핵물질을 희석하는 등 최소한의 방식을 사용하기로 했다. 핵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최종 협상은 향후 60일간의 기간 동안 진행한다.
관건은 이번 협상이 11년 전 오바마 행정부 당시 체결한 JCPOA를 파기할 만큼 진전됐느냐다. 2018년 JCPOA를 탈퇴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협정이 이란에 경제적 대가를 안겨줬다며 비판해왔다. 특히 JCPOA 직후 미국이 1979년 이란 혁명전 미국산 무기 구입 비용 보상으로 총 17억 달러를 이란 측에 보냈다는 점은 두고두고 공화당 공격의 빌미가 됐다.
그러나 미 CBS는 동일하게 이란의 핵무기 생산을 금지하면서도 수년간의 협상 끝에 구체적인 이행 방식을 확정한 JCPOA가 더욱 명확하다고 평가했다. JCPOA에는 우라늄 농축도를 3.67% 이하로 제한하고 저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300㎏ 이하로 유지하거나 합의를 위반하면 유엔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 조항이 포함된 반면 최종 협상 전 예비 회담 수준인 MOU에는 이를 뛰어넘는 내용이 없다. 한 쪽 반 분량인 이번 MOU에 비해 JCPOA의 총 문서 분량은 150쪽에 달한다.
반면 JCPOA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국과 독일이 이해관계자로 참여한 다자간 협력이었기 때문에 실행력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 MOU는 종전을 위한 미국과 이란의 양자 협정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이 서명하며 권위를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혁 한국외대 페르시아어·이란학과 교수는 “2015년에는 각국의 외무장관이 서명하며 ‘행동 계획(Plan of Act)’이라는 애매한 성격의 협상이 됐지만 이번 MOU는 양측 대통령의 서명으로 의회 비준을 거칠 경우 ‘조약(treatment)’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의 협상 위반을 우려한 이란도 거부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MOU에는 국내 희석을 제외하면 국외 반출 등 핵물질 제거 방법이 언급되지 않았다. 앞서 이란은 2015년 12월 JCPOA에 따라 보유하던 농축 우라늄 비축량의 98%를 러시아로 반출했는데 이번에는 MOU 단계부터 핵물질 제거에 느슨한 기준이 적용되면서 60일간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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