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포기 위해 ‘올인’했나… “레이건 무덤에서 뒤척인다” 트럼프 성토 목소리 커져
2026.06.18 19:09
오바마 비판하더니 더 큰 퍼주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관리 체계 논의, 대규모 재건 기금 조성 등 ‘퍼주기’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의 양보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 개시 명분으로 내건 ‘핵 개발 차단’을 최대 성과로 부각시키고 있다. 이를 두고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에서는 “최악의 외교 실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는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의 핵심은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게 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거론하며 “‘오바마 합의’가 핵무기로 가는 길을 열어줬다면, ‘트럼프 합의’는 그 길을 막는 벽”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탄도미사일 등의 쟁점에서 이전과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만찬을 위해 이동한 파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주변국도 보유하고 있는 탄도미사일을 이란만 보유하지 못하는 것은 다소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당초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해체는 미국이 내세운 개전 명분 중 하나였다. 후속 협상에서 핵 개발 포기라는 최종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탄도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해외 동결 자산 제재 해제와 3000억 달러(약 450조원) 재건 기금 조성 계획도 트럼프의 자기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는 그간 오바마의 핵 합의를 두고 “무능한 현금 퍼주기”라고 비판해왔다. 오바마 행정부는 1979년 이슬람혁명 이전 팔레비 왕조 시절 체결됐던 무기 거래와 관련한 미지급 대금 17억 달러를 반환하고, 해외계좌에 묶여 있던 500억 달러에 대한 접근권을 허용했다. 트럼프는 1000억 달러로 추산되는 해외 동결 자산 전면 해제와 함께 오바마 정부를 압도하는 규모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트럼프는 이란의 동결 자산 해제에 대해 G7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그것은 우리 돈이 아니라 그들의 돈”이라며 “우리는 그것을 묶어 놓았고 어느 시점이 되면 아마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관련 조항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미국이 이란의 해협 통제권을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비판이다.
MOU 전문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던 공화당 내부에서도 불만이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 빌 캐시디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공화당 보수 외교의 상징인) 레이건이 무덤에서 뒤척이고 있다”며 “이란의 핵 야심은 억제되지 않았고 이란은 앞으로도 호르무즈 해협을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도 “우리가 제거했던 위협을 다시 재건하도록 돈을 대주는 거대한 실수”라고 꼬집었다. 미국 내 친이스라엘 보수 논객과 이스라엘 언론도 거세게 반발했다. 친트럼프 성향의 보수 논객 벤 샤피로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에 대해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의 창립 편집장인 데이비드 호로비츠는 이번 합의를 “파국적 굴복”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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