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차기 전기차 배터리 수주, K-배터리 경쟁 돌입 [배터리레이다]
2026.06.18 06:01
[디지털데일리 고성현기자] 차세대 전기차 모델용 프로젝트가 점차 구체화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의 입찰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 차세대 플랫폼 전환을 내세운 폭스바겐이 2028년 이후를 목표로 배터리 공급사를 선정하고 있는 가운데, 제너럴모터스(GM)·현대차 등도 관련 입찰을 준비하면서 속도를 내면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차기 순수전기차(BEV) 모델에 탑재할 배터리 셀 공급사 선정을 위한 초기 입찰 준비에 나섰다. 입찰 대상에는 최대 협력사 중 하나인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국내외 업체들이 대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입찰 등을 거쳐 선정될 배터리는 GM의 현재 전기차 플랫폼인 'BEV3'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BEV3는 GM이 개발한 3세대 전기차 플랫폼이다. 자체 개발한 얼티엄(Ultium) 플랫폼을 기반으로 SUV, 승용차, 상용차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GM은 캐딜락 리릭을 시작으로 다수 최신 모델에 BEV3 플랫폼을 적용한 상태다. GM은 최근 전기차 로드맵 수정에 따라 차기작인 'BEV4' 개발을 미루고 현 플랫폼 중심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도 최근 자체 각형 규격인 유니파이드 셀(Unified Cell)에 맞춘 배터리 셀 공급사를 선정하고 있다. 자회사 파워코를 비롯해 중국 궈쉬안 등이 포함된 가운데, 삼성SDI가 공급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유니파이드 셀은 폭스바겐이 전기차 배터리 표준화를 위해 통합한 각형 배터리 셀로 차기 플랫퐁인 'MEB 플러스'부터 본격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현대차그룹도 2028년 이후 차기작 선정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SK온 등과 배터리 발주 협의를 넓히고 있다.
당초 전기차 시장은 수요 둔화로 오랜 시간 침체기를 맞이해 왔다. 높은 초기 구매단가에 비해 인프라 부실에 따른 불편함이 컸던 데다 수요를 촉진했던 전기차 보조금 등 정책적 수혜가 사라진 영향이다. 그러다 최근 미-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 상황 지속과 낮아진 구매단가,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차기 프로젝트가 다시금 늘어나는 모양새다.
전기차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유럽에서는 배터리 공급사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이뤄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내놓은 산업가속화법(IAA) 초안에 현지 수급을 전제로 한 혜택 등이 포함된 데다,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주요국들이 자국 전기차 판매 독려를 위해 보조금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여서다. 특히 IAA에 원료나 전기차 역내 생산 등이 명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럽에 조립이나 배터리 공장만을 두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게 된 점도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EU가 자체 배터리 공급망 확보를 위해 지원했던 기업들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점도 한몫했다. 한때 유럽 대표 배터리 기업이었던 노스볼트가 파산 후 미국 라이텐에 인수된 가운데, ACC·베르코어 등 기업이 수율과 생산원가와 같은 문제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영향력이 강해지게 됐다. 특히 ACC의 경우 메르세데스-벤츠가 원하는 납기와 물량 수준을 맞추지 못하며 최근 삼성SDI에게 수주계약을 내주기도 햇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미국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유럽은 전기차 중심의 '투 트랙'판도가 확대될 것으로 봤다. 미국은 전기차 시장 둔화 흐름이 유지되면서 수요가 늘어난 인공지능(AI) 인프라 전력망 ESS에 투자가 집중되는 한편, 유럽은 늘어나는 지원 정책에 힘입어 다시금 전기차 배터리 확대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장기적으로는 테슬라 등이 이끌고 있는 자율주행 차량이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율주행 차량 내 높은 전력 사용으로 고성능 배터리가 필수적으로 탑재돼야 하는 만큼, 관련 수요가 늘면 늘수록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공급 여력도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세에 크게 밀렸던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유럽의 탈중국 정책 기조와 ESS 등 대안으로 기회를 찾아가는 모습"이라며 "자율주행 수요 증가 추이에 따라 전기차 프로젝트가 2027년 이후 다시금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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