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전
코스피, 사상 첫 9,000 돌파…韓자본시장 역사 새로 썼다(종합3보)
2026.06.18 16:24
개인 장중 '팔자'·외국인 '사자' 전환…반도체주 급등
단기급등 과열 우려속에서도 반도체 주도 '1만피' 전망 잇달아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18일 남구 부산 한국거래소 본사 홍보관에서 코스피 9천 포인트 돌파를 기념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6.18 handbrother@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이민영 기자 = 코스피가 18일 사상 처음으로 '9천피'(9,000)를 돌파하며 한국 자본시장의 새 지평을 열었다.
매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이란간 종전 합의 훈풍 속 반도체주가 '불기둥'을 뿜으며 지수를 밀어 올렸다.
개인이 장 초반 지수 상승을 이끌다 '팔자'로 돌아서고, 순매도를 이어가던 외국인이 '사자'로 전환하면서 지수를 끌어 올린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99.60포인트(2.25%) 오른 9,063.84에 장을 마치며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로써 종가 기준 사상 처음 9,0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는 20.68p(0.23%) 오른 8,884.92로 출발해 상승폭을 확대, 지난 2일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8,933.62)를 장 초반 넘어섰다. 이후 오후 12시 52분께 사상 처음 9,000선을 돌파했으며, 장 후반 상승폭을 더욱 키워 한때 9,106.07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15일 역대 처음 장중 8,000선을 돌파한 지 34일만, 거래일 기준으로는 22거래일 만에 이룬 성과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 1월 22일 사상 처음 '5천피'(코스피 5,000)를 달성한 뒤 2월 25일에는 '6천피'를 넘었다. 이후 지난달 6일과 15일에는 각각 '7천피'와 '8천피'를 넘어섰으며, 마침내 이날 '9천피'마저 돌파했다.
1천포인트 단위로 마디지수를 갈아치우는데 든 시간은 3천피에서 4천피까지 129일, 4천피에서 5천피까지 87일, 5천피에서 6천피까지 34일이 걸렸다. 이란 전쟁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3월 내내 가혹한 조정을 받았던 까닭에 6천피에서 7천피에 오르는데는 70일이 걸렸으나, 7천피에서 8천피까지는 불과 9일, 8천피에서 9천피까지는 34일이 걸렸다.
이날 장 마감 시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7천413조2천47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앞서 간밤 뉴욕증시는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었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소화하며 3대 지수가 일제히 내렸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케빈 워시 신임 의장 체제에서 열린 첫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3.50∼3.75%로 동결했지만, 연내 1회 이상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적어낸 위원은 9명에 달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 전망이 매파적으로 바뀌면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0.17%포인트 급등해 4.21%를 나타냈다.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도 4.499%로 올라 심리적 저항선인 4.5%에 육박했다.
마이크로소프트(-3.80%), 메타(-5.44%), 알파벳(-2.53%), 아마존(-3.46%) 등 주요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종목이 하락하며 이날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 장 마감 후 한국시간 이날 새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 금리 인상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에 주목하며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SK하이닉스가 차세대 인공지능(AI) 메모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7세대 제품 HBM4E 샘플을 주요 고객사들에 공급했다고 밝힌 가운데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린 분위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MOU 서명 소식으로 국제유가는 약세를 지속했고, 이는 위험자산 선호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국내 증시에서는 대형 반도체, IT 업종으로 수급이 집중되며 재차 쏠림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이 장 초반 상승을 이끌다 장중 외국인이 바통을 이어받으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조2천710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외국인은 전날 4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섰으나 하루 만에 다시 순매수 전환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3천753억원, 7천779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개인과 외국인은 장 초반까지만 해도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사자', '팔자'를 나타냈으나 장중 정반대 행보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다만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745억원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4.62%)가 36만원대를 회복했으며, SK하이닉스(6.51%)도 급등해 장중 사상 처음 270만원을 돌파했다.
아울러 SK하이닉스 최대주주인 SK스퀘어(6.52%)도 급등했으며, 삼성전기(8.27%), 삼성생명(4.92%), 삼성바이오로직스(4.38%) 등도 동반 올랐다.
반면 현대차(-2.75%), 기아(-4.51%) 등 자동차주와 LG에너지솔루션(-3.85%), HD현대중공업(-3.25%), 두산에너빌리티(-3.49%) 등은 내렸다.
다만 이날 '불장'에도 대형주 위주로 매기가 쏠리면서 증시 온기가 종목 전반으로는 번지지 못한 흐름이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하락한 종목은 791개로, 상승 종목(109개)의 7배에 달했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4.63%), 보험(3.37%), 금융(0.65%) 등이 오른 반면, 금속(-5.07%), 건설(-4.99%), 화학(-4.70%) 등은 내렸다.
반면 이날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 시장과 달리 '파란불'을 켰다.
코스피 대형 반도체주로 매기가 대거 쏠린 데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코스닥 시장에서 시총 비중이 큰 바이오주가 휘청인 영향이다.
통상 신약 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 금리가 인상되면 제약·바이오 기업이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을 우려가 커진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1.03포인트(3.01%) 내린 1,000.93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 대비 2.15포인트(0.21%) 내린 1,029.81로 출발해 낙폭을 키웠다. 장중에는 한때 996.93까지 밀려 '천스닥(코스닥 1,000)'을 내주기도 했다.
코스피를 담은 외국인은 코스닥은 대거 팔았는데, 개인이 이 매물을 온전히 받아내는 흐름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천253억원, 2천646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반면 개인은 3천924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금리 인상 우려 속 알테오젠(-0.94%), HLB(-1.38%), 삼천당제약(-4.88%) 등 바이오주와 에코프로비엠(-4.28%), 에코프로(-4.32%) 등이 내렸다.
반면 원익IPS(0.93%), 피에스케이(5.91%), 서진시스템(0.29%) 등은 올랐다.
이날 코스피 '불장'에 거래대금도 급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50조6천420억원으로 전장(35조8천460억원) 대비 14조7천960억원 늘었다.
반면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9조710억원으로 전장(9조7천370억원) 대비 6천660억원 줄었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과 메인마켓의 거래대금은 총 31조9천342억원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반도체 기업 이익 모멘텀을 고려할 때 코스피 10,000선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코스피가 최대 10,400까지, 하나증권은 10,380까지, KB증권은 10,50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 은행(IB) 중에서는 JP모건과 모건스탠리가 강세장 시나리오에서 각각 10,000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다만 과열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이날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는 0.75% 오른 80.25에 장을 마쳤다.
전날 이 지수는 사흘째 내려 80선 아래로 내려갔으나 이날 다시 상승 전환해 80선을 넘었다.
VKOSPI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보통 코스피가 급락할 때 오르는 특성이 있지만, 상승장에서 투자자들이 갖는 불안심리와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클 때도 상승하는 경우가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이후 국제유가가 일부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까지 시차가 존재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전날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에너지 공급망이 중동 전쟁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하고 국제유가가 안정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며 앞으로의 물가 흐름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mylu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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