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토 비 오지만 장마 아닙니다” 올해 장마 늦어지나
2026.06.18 06:00
벌써 6월의 절반이 지났습니다. 이제 슬슬 장마철은 언제 시작되는지 궁금하신 분들 계실 텐데요.
평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장마철 시작일은 제주가 6월 19일, 남부는 6월 23일, 중부는 6월 25일입니다. 지난해엔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빠르게 확장해 오며 예년보다 장마가 일찍 찾아왔는데, 올해는 어떻게 될까요?
현재 상황을 토대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 19일(금)부터 정체전선 영향으로 비…장마철 시작?
아래 그림은 위성 영상에 정체전선의 위치를 표시한 겁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로 볼 수 있는 정체전선의 비구름대가 중국 상하이 인근부터 일본 규슈 남쪽에 걸쳐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내일(19일)부터는 정체전선에서 저기압이 발달해 반시계 방향 흐름을 만들며 구름대를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때문에 기상청에 따르면 금요일과 토요일, 제주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예보됐습니다.
이 비가 장마철 시작을 알리는 장맛비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우선 올해 기상학회가 장마철을 재정립한 내용을 보겠습니다.
| <장마철> 여름철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며 북상하는 시기에 남쪽의 온난·습윤한 기단과 북쪽의 한랭한 기단 사이에서 다양한 기작에 의해 다량의 강수가 한반도에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되는 기간 |
장마철이 시작됐다고 보려면 북태평양 고기압이 앞으로 우리나라로 계속 확장해 영향을 주는지가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이번 비가 지나고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의 비구름대는 우리나라로 북상하기보다는, 다시 남쪽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장맛비로 보기는 어려운 것이죠.
이렇게 되면 제주의 장마 시작일은 평년 기준인 6월 19일보다 좀 더 늦어지는 건데요. 제주뿐 아니라 내륙 지역, 특히 중부 지역의 장마도 예년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반구 기압계가 요동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요동치는 북쪽 기압계…한반도 상공에 밀려온 '찬 공기'
6월 들어 우리나라는 예년보다 덥긴 하지만 그래도 어찌 보면 무난한 여름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공에선 북반구 기압계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블로킹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블로킹 현상은 말 그대로 대기 상층에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하며 기류가 막혀 정체하는 현상인데요. 동서 방향으로 흐르던 기류가 남북으로 크게 요동치게 됩니다.
또 이런 블로킹 현상이 나타나면 한 지역에서 같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이상기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데요. 최근 바렌츠-카라해 부근이 그렇습니다.
위 그림은 지표 기온이 예년에 비해 얼마나 높고, 낮은지를 보여주는데요.
최근 바렌츠 카라해 인근은 예년에 비해 북반구에서 가장 뜨거운 곳입니다. 10도가량이나 기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지역 상공에 앞서 언급한 블로킹 현상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지역에 블로킹이 발생하면, 우리나라 북쪽 상공으로 찬 공기가 밀려오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바렌츠-카라해 쪽의 블로킹 현상은 점차 해소되겠지만, 현재 예보대로라면 우리나라 북동쪽 캄차카 반도 쪽에서 또다시 기류 흐름이 막히며, 우리나라 상공에 다시 찬 공기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즉 한반도 북쪽으로 계속해서 찬 공기의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부와 남부지방 등 내륙 지역의 장마철 시작일도 예년보다는 늦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아직 변동성은 크지만, 슈퍼컴퓨터의 예보로는 다음 주에 필리핀 해상에서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거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보대로 실제 태풍이 발생하면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흔드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상황만을 토대로 분석한 것이긴 합니다만,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장마가 제주와 남부는 물론 중부지방에서도 조금 늦게 시작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집중호우 등 재난 상황과 연계된 만큼 앞으로도 기상 상황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때, 계속 전해 드리겠습니다.
(그래픽: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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