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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회의서 “어린 놈의 XX가”...대법 “단순 욕설은 모욕죄 안돼”

2026.06.18 15:55

“언쟁으로 형사처벌 신중”


대법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말다툼 중에 나온 “어린 놈의 XX가”와 같은 단순 욕설은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모욕죄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30만원 선고를 유예한 원심 판결을 깨고 최근 사건을 무죄 취지로 인천지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지난 2022년 6월 27일 경기도 부천의 한 아파트단지 생활문화센터 회의실에서 입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피해자 B씨에게 “야, 야, 친구냐? 어린 놈의 XX가 어디서 건방지게”라고 말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B씨는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자격으로 입주민회의를 진행하려는 중이었다. B씨의 회장 자격을 문제 삼아 진행을 저지하려 한 A씨 등과 말다툼이 발생했다. B씨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A씨에게 반말을 하자 A씨가 이를 제지하면서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

1·2심은 모두 해당 발언이 모욕죄에 해당한다며 A씨에게 벌금 3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유죄가 인정되지만 그 정도가 경미할 경우 선고를 미루고 일정 기간(2년)이 지나면 처벌을 면해주는 제도다.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모욕죄는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를 보호 법익으로 하는 범죄”라며 “모욕은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사람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이어 “어떠한 표현이 모욕에 해당하는지는 ‘기분이 나쁜지’ 등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관계, 해당 표현에 이르게 된 경위, 표현 방법, 당시 상황 등 객관적인 제반 사정에 비춰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단순히 기분 나쁜 표현을 썼다고 모욕죄가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명예를 깎아내릴 수 있는 표현인지를 엄밀히 따져야 한다는 뜻이다.

대법원은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욕설이 아니라 무례하거나 부정적 의견 및 감정을 나타낸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이나 욕설이 사용된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으로 볼 수 없다”며 “이 사건 발언은 피해자(B씨)의 반말 사용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다소 거칠게 표현한 것일뿐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모욕행위가 아니다”고 했다.

아울러 “모욕죄 잣대를 들이대 최후적, 보충적 규제수단인 국가 형벌권 행사를 통해 개입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당사자들간의 언쟁에서 오간 표현을 모욕죄로 형사처벌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위법성이 증명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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