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의 유령'이 살아 움직였다…마귀상어 첫 포착
2026.06.18 10:27
일본 오키나와 추라우미 수족관에 보관된 마귀상어 표본. /추라우미 수족관 제공
미국 하와이대 마노아캠퍼스와 서호주대 공동 연구진은 태평양 자르비스섬 인근 해저산과 태평양 남서부 통가 해구에서 산 마귀상어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국제학술지 ‘어류생물학 저널’에 발표했다.
마귀상어는 약 1억2500만년 전 백악기 상어의 특징을 간직한 현생종으로 ‘살아 있는 화석’으로도 불린다. 긴 주둥이와 앞으로 튀어나오는 턱 때문에 외모가 기괴하다. 평소에는 턱이 머리 아래 접혀 있다가 먹이를 감지하면 입이 앞으로 튀어나와 먹이를 낚아채는 방식으로 사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견은 두 차례 심해 관찰에서 나왔다. 하와이대 연구진은 2019년 태평양 섬 해양 유산 보호 구역 안에 있는 자르비스섬 북서쪽 이름 없는 해저산 인근을 촬영한 영상을 다시 분석하다 마귀상어를 확인했다. 당시 수심은 1237m였다.
연구팀은 킹먼암초와 팔미라환초, 자르비스섬 주변 생태계를 조사하고 있었다. 방대한 심해 영상 기록을 하나씩 살펴본 끝에 영상 속 상어가 마귀상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마귀상어를 산 채로 촬영한 첫 사례가 됐다.
두 번째 관찰은 2024년 태평양 남서부 통가 해구에서 이뤄졌다. 서호주대 심해연구센터가 수심 1997m 부근에 설치한 카메라에 마귀상어가 찍혔다. 연구진이 확보한 장면은 50일 동안 쉬지 않고 촬영한 영상 가운데 약 20초에 불과했다.
이번 발견은 마귀상어의 서식 범위와 깊이에 대한 기존 이해를 바꾸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된다. 마귀상어는 일본과 호주, 미국 서부 해안 일부 지역, 대서양과 인도양의 제한된 해역에서 주로 발견돼 왔다. 이번에 태평양 중부와 남서부 깊은 바다에서도 서식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수심 기록도 바뀌었다. 기존에는 수심 270~960m쯤에서 발견됐는데, 훨씬 깊은 심해에서 관찰된 것이다. 연구진은 마귀상어를 포함한 악상어목 상어의 최대 서식 수심 기록도 기존보다 108m 깊어졌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마귀상어가 살아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그만큼 상징적인 심해 동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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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우 기자 sur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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