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발전 의존하던 남극과학기지,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한다
2026.06.18 14:07
디젤 발전 설비 의존도가 높았던 남극과학기지에 친환경 수소 발전 설비가 들어선다.
해양수산부는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현대차그룹, 극지연구소와 이 같은 내용의 ‘남극과학기지 그린 수소 그리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황종우 해수부 장관, 성 김 현대차그룹 전략기획담당 사장,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오는 2028년 남극 세종과학기지 설립 40주년을 맞아 추진됐다. 외부 전력망과 고립된 남극 세종과학기지와 장보고과학기지는 열악한 기상 여건 탓에 장기 보관과 수송이 쉬운 디젤 연료에 전력 생산을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두 기지의 디젤 발전 비중은 97%에 달해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시설이 막대한 탄소를 배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기지 내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으나 겨울철 해가 뜨지 않는 극야 현상이나 잦은 악천후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
이번에 추진하는 그린 수소 그리드는 수소를 이용한 전력 생산의 전 과정을 친환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설비다. 물에서 수소를 분리하는 수전해기, 수소를 압축해 저장하는 장치, 수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발전기 등으로 구성된다. 해가 지지 않는 여름철 백야 시기에 넘쳐나는 태양광 전력으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든 뒤, 이를 저장했다가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철이나 악천후 시 연료전지를 돌려 다시 전기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재생에너지의 고질적 약점인 공급 변동성을 수소 기술로 완벽히 보완하는 구조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남극기지에 현대차그룹의 기술과 경험이 집약된 그린 수소 그리드가 구축되면, 평상시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잉여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저장해뒀다가 동절기에 수소 발전기를 가동해 친환경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이 설비는 남극 환경에 맞게 설계돼 약 1년의 제작 기간을 거쳐 남극기지 현장에서 시운전할 예정이다. 해수부와 극지연구소는 이 과정에서 장비의 남극 운송과 설치에 필요한 행정·기술적 사항을 지원한다.
성 김 사장은 “남극 그린수소 그리드 조성 프로젝트는 기지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한 주요 출발점”이라며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뜻을 같이하는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극한 환경에서도 적용 가능한 지속가능 수소 설루션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종우 장관은 “기후 변화의 최전선인 남극과학기지에 친환경 수소 저장·발전 설비를 구축하는 것은 남극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남극 이용에 대한 우리나라의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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