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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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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차 연구원, 창업가로 ‘변신’…현대차그룹 스타트업 육성 ‘개방형 혁신’ 표본 만들다

2026.06.18 15:01

제로원 컴퍼니빌더로 사내 스타트업 육성
개발비 3억원 지원…44개 스타트업 배출
주행보조·슬립테크 등 분사 후 협력 계속


현대자동차 출신의 최정훈(왼쪽 두 번째) 웨어비 대표가 비전펄스 기술이 적용된 유치원 통학 버스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 공식 유튜브 갈무리]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제로원 컴퍼니 빌더’를 통해 기술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구성원들이 업무에서 쌓은 전문성을 살려 창업에 도전하고, 분사 후에도 그룹과 기술 협력을 지속하며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모델이다.

1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재까지 제로원 컴퍼니빌더를 통해 독립한 사내 스타트업은 총 44개다. 제로원 컴퍼니빌더는 최대 3억원의 개발비를 지원하고, 1년간 사업화 과정을 거쳐 분사 여부를 결정하는 프로그램이다. 창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분사 후 3년까지 재입사도 가능하다. 올해에는 포지티브플로, 웨어비, 자비스 세 곳이 독립했다.

특징은 사내 업무에서 쌓은 전문성을 창업 아이템으로 연결했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에서 원자력 연구시설 공조 설계를 담당했던 이성훈 포지티브플로 대표는 수면 환경 개선에 주목했다. 아이들이 잠을 자며 이불을 걷어차는 모습을 보며 문제의식을 느낀 그는 원자력 시설 공조 기술을 침대에 적용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현대건설 출신의 이성훈(왼쪽 두 번째) 포지티브플로 대표가 스마트 매트리스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포지티브플로 제공]


포지티브플로는 매트리스에 부착된 인공지능(AI) 센서가 수면 상태를 분석해 온도와 습도를 자동 제어하는 스마트 매트리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원자력 시설에서는 오염물질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공기의 흐름을 정밀하게 관리한다”며 “매트리스에서도 공기가 항상 바깥으로 흐르게 만든다면 습기와 진드기가 쌓이지 않고 더 쾌적한 수면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대오트론과 현대오토에버에서 총 17년간 근무한 나동진 자비스 대표는 차량용 소프트웨어(SW) 개발 현장의 비효율을 사업 기회로 봤다. 제어기 생산 및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을 살려, 인력이 부족한 중소·중견 협력사에서 활용할 수 있는 차량용 SW 개발 표준도구와 코딩 자동화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최근에는 현대차·기아 협력사들과 실증 사업도 진행했다.

제로원 컴퍼니 빌더를 통해 현대차그룹에서 분사한 자비스 로고. [자비스 제공]


사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기술은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기술 경쟁력 강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최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비전 펄스’ 기술은 웨어비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된 기술이다. 비전 펄스는 초광대역(UWB) 전파를 활용해 장애물에 가려진 사각지대까지 100m 범위에서 10㎝ 수준의 정밀도로 파악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라이다와 레이다 등 고가의 차량 센서를 줄이면서도 안전성을 높인 주행 보조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에서 15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한 최정훈 웨어비 대표는 “2021년부터 갖고 있었던 아이디어를 제로원 컴퍼니 빌더를 통해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며 “기존 레이더, 라이더로는 감지할 수 없었던 사각지대를 미리 감지할 수 있어 승용 및 상용차 시장뿐만 아니라 항만 등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시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과 웨어비가 공동 개발한 ‘비전펄스’ 기술의 작동 그래픽. [현대차그룹 제공]


웨어비는 현대차그룹과 부산항만공사의 사업 협력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AI 기반 스마트 항만구현을 위해 지난해 부산항만공사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했으며, 웨어비를 포함해 현대차그룹이 투자·육성하는 사내외 스타트업의 첨단 기술 역량을 지원할 계획이다.

포지티브플로 역시 현대건설과도 기술 교류를 이어갈 계획이다. 양사는 최신 기술을 활용해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것을 뜻하는 ‘슬립테크’ 분야에서 협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최정훈 대표는 “분사 이후에도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와 함께 비전펄스 기능을 양산차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기술검증(POC)을 이어가고 있다”며 “부산항만공사와의 협력에서도 현대차그룹에서 시작된 기술이 현장에 적용되는 대표적인 성공 모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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