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홈플러스 1000억원 대출 의결에 추가 조건 걸었다
2026.06.18 13:06
메리츠 "역할 다했다"…집행 어려워 '면피성'이라는 지적
7월3일 가결 시한…협력업체 도산·근로자 고용불안 우려
메리츠금융그룹이 회생절차 중인 홈플러스에 대한 긴급운영자금(DIP) 대출 1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출이 집행되기 어려운 여러 조건들이 달려 있어 사실상 홈플러스 회생에는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전날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에 보낸 '홈플러스 DIP파이낸싱 관련 최종 제안' 제목의 공문에서 19일 오전까지 1000억원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출 실행 전제조건을 함께 내세웠다.
업계에서는 메리츠가 붙인 선행 조건이 사실상 충족되기 어려운 수준이라 지원을 거부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리츠금융은 1000억원을 제외한 회생절차에 필요한 추가 운영자금 및 회생자금 부족분은 MBK파트너스나 그 지정회사가 직접 추가 조달할 것을 요구했다.
홈플러스 회생계획에 필요한 자금은 2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MBK파트너스가 1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추가로 조달해야 하는데, 투자 자금을 운용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운용사로서는 '실현 불가능'에 가깝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MBK파트너스의 연대보증은 물론 김병주 회장의 개인 일반보증 제공 의사가 명확히 확인돼야 한다는 조건도 붙였다.
추가 자금 조달 방안으로 제시된 담보 조건 또한 쟁점이다. 메리츠금융은 MBK의 추가 자금 조달 방안으로 '부동산 신탁재산에 대한 후순위 담보권 설정 동의(Waiver)'를 언급했다. 하지만 이미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된 기업의 부동산에 대해 기존 대출기관(대주단)들이 추가적인 후순위 담보권 설정에 동의할 가능성은 극히 낮기 때문에 이 또한 현실성이 떨어진다.
일각에서는 메리츠가 추후 파산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면피성 조건'을 걸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원 의사는 있었지만, 조건이 충족되지 못했다고 설명할 근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메리츠금융은 "거래 성사를 위해 제시할 수 있는 조건을 모두 제시했으며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했음을 명확히 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안의 유효기간은 법원의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인 오는 7월3일까지다. 자금 조달이 최종 무산돼 홈플러스가 파산할 경우 연계된 수많은 중소 협력업체의 연쇄 도산, 마트 근로자들의 고용 불안 등이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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